라자드, 뮤추얼펀드를 ETF로 탈바꿈시켜 뱅가드 인덱스 10년 성과 추월
가치·성장·품질·심리 '4중 균형 전략'으로 어떤 장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 설계
ASML 특허 3만 8000건 등 '지적 자본' 역추적…재무제표 너머 진짜 기업가치 포착
가치·성장·품질·심리 '4중 균형 전략'으로 어떤 장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 설계
ASML 특허 3만 8000건 등 '지적 자본' 역추적…재무제표 너머 진짜 기업가치 포착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라자드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라자드 인터내셔널 다이내믹 에쿼티 ETF(Lazard International Dynamic Equity ETF·이하 LIDE)'를 심층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1.1%의 수익률을 기록, 글로벌 분산 투자의 대명사인 '뱅가드 토탈 인터내셔널 스톡 ETF(VXUS)'의 같은 기간 성과(연평균 10.6%)를 유의미한 격차로 앞질렀다.
"가치주도, 성장주도 아니다"…4중 신호의 균형 설계
LIDE의 핵심 전략은 하나의 투자 스타일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치(Value), 성장(Growth), 품질(Quality), 투자 심리(Sentiment)라는 네 가지 신호에 항상 균형 있게 노출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폴 모그타더 라자드 공동 운용 책임자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스타일이 시장에서 주목받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세에서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생애주기 점수(Life-cycle Score)' 모델이다. 같은 주가수익비율(PER) 수치라도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평가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독일의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스카우트24(Scout24)의 경우 후행 PER이 22배로 다소 높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성장기 기업으로 분류해 적극적으로 편입한다. 반면 160년 역사를 지닌 영국 은행 HSBC 홀딩스(HSBC Holdings)는 PER 15배 수준의 성숙 기업으로서 가치를 평가받는다. 모든 종목에 동일한 잣대를 들이미는 '스마트 베타' ETF와 달리, 산업군과 기업 상황에 맞춰 평가 기준 자체를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 이 펀드의 차별점이다.
특허 3만 8000건 ASML, 재무제표 밖 가치를 캐다
기술주와 헬스케어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기존 회계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렵다.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나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는 공장 설비처럼 재무제표 위에 자산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라자드 운용팀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업의 특허 보유 현황과 채용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분석하는 '지적 자본(Intellectual Capital)' 평가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로 발굴한 대표 편입 종목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와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 홀딩(ASML Holding)이다. 특히 ASML은 약 3만 8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막대한 지적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그타더 책임자는 "팀 업무 시간의 70%를 리서치에 투입해 가치와 품질에 대한 더 날카로운 정의를 도출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적 자본 정보를 역추적함으로써 기존 방식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을 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절반으로 뚝…인덱스 못지않은 비용 경쟁력
LIDE는 원래 '라자드 인터내셔널 에쿼티 어드밴티지 포트폴리오'라는 뮤추얼 펀드였다. 2024년 5월 12일 ETF 구조로 전환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 기존에 기관 투자자에게는 연 0.80%, 개인 투자자에게는 연 1.05%에 달하던 운용보수를 0.40%로 대폭 낮췄다. 뱅가드 인덱스 펀드(0.05%)보다는 높지만, 전문가가 직접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전략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비용 경쟁력이다.
유동성 우려도 구조적으로 차단했다. 라자드 측은 "거래량이 충분한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고, 230여 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분산했기 때문에 ETF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비교 지수인 'MSCI ACWI ex USA'가 약 1971개 종목을 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훨씬 압축된 포트폴리오지만, 국가별·업종별 비중은 지수와 유사하게 가져가 시장 전체 흐름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액티브 ETF, 한국 투자자의 현실적 대안 될 수 있나
국내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대략 1600억 달러를 넘어섰다(2025년 3분기 말 기준,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그러나 그 대부분은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지수 추종 상품에 집중돼 있어, 미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포트폴리오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 지점에서 LIDE처럼 유럽·아시아 등 비(非)미국 시장을 공략하면서도 퀀트 분석으로 종목 선별력을 높인 액티브 ETF는 지역 분산과 초과 수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 가치가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브로커리지 계좌 개설이나 환전 비용, 양도소득세 신고 등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또 과거 10년의 성과가 향후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비미국 선진국 및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도 상존한다는 점은 투자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LIDE의 승부수는 '종목 선정력'이라는 단 하나의 변수에 달려 있다. 위험은 지수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정교한 퀀트 모델로 추려낸 알짜 종목으로 초과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하게 작동할지, 시장이 증명해 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