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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로봇 전쟁' 선전포고… NASA·혼다 출신 영입하고 연봉 5억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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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로봇 전쟁' 선전포고… NASA·혼다 출신 영입하고 연봉 5억 쏜다

"파업 위기에도 멈추지 않는다"… DX부문 '미래로봇TF' 긴급 충원
'Shallow-π' 비밀병기 첫 공개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잠재적 파업 위기 속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전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기술 전문 매체 주달(Judal), EVXL(EV 전문 매체), 더일렉(THE ELEC) 등 영문 외신들은 지난 8일(현지시각), 국내 언론이 주목하지 못한 사이 삼성의 로봇 굴기(崛起)를 연일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단순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넘어, 반도체·스마트폰에 이어 삼성의 세 번째 도약을 이끌 '피지컬 AI' 전쟁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파업 리스크도 못 막는 로봇 인재 총동원령


삼성전자는 노조가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서도 AI 로봇 사업 가속화를 위한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CFO 박순철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4월 30일)에서 "핵심 로봇 부품의 내재화를 통해 맞춤형 부품을 직접 개발하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제조용 로봇을 먼저 개발한 뒤 홈·리테일 부문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산하에 미래로봇팀을 강화하고 AI 기반 미래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새로운 실행 조직을 신설해 제조 로봇과 휴머노이드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로봇팀은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35%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정식 출범했으며,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 전반을 총괄한다.

미국서 연봉 5억 3870만 원대 로봇 과학자 모신다… NASA·혼다 전문가 연이어 영입

해외에서는 더욱 공격적인 인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는 최근 메모리 부문 수석 연구원 수준을 뛰어넘는 연간 최대 36만 5650달러(약 5억 3870만 원)의 연봉을 내걸고 로봇 인재 영입 경쟁에 직접 뛰어들었다.

일리노이대학교 크리스 하우저 교수, NASA와 혼다 출신 전문가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R&D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국 로봇 기업들에 맞서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신설된 '로봇 인텔리전스 랩(Robot Intelligence Lab)'이 이 인재들의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비밀병기 'Shallow-π' 공식 발표… 초당 17번 판단, 1mm 정밀도 달성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삼성의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삼성리서치(SR)는 4월 12일 로봇 제어 AI 모델의 연산 단계를 기존 대비 3분의 1로 줄이는 'Shallow-π(샬로 파이)' 기술을 공식 발표했다.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 기법을 적용해 로봇의 상황 판단 속도를 기존 8Hz에서 17.2Hz로 2배 이상 끌어올렸으며, 1mm 이하 오차가 요구되는 초정밀 수도 호스 삽입 작업에서 95%의 성공률을 달성했다.

특히 클라우드 연결 없이 로봇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해 상용화의 핵심 분기점을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은 엔비디아의 최신 로봇 플랫폼 '젯슨 오린(Jetson Orin)'과 휴머노이드 전용 칩 '젯슨 토르(Jetson Thor)'에서 정상 작동하는 것이 현장에서 검증됐다.

테슬라와 2나노 칩 동맹… 4월 24일 텍사스 공장 장비 반입 개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칩 시장에서 테슬라와 거대한 협력 구도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7월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약 24조 3177억 원) 규모의 장기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2033년 말까지 유효하며,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목할 점은 공정이다. 원래 4나노로 알려졌던 테일러 공장은 테슬라 계약 이후 2나노(SF2P)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으로 전면 전환했다.

지난달 16일 EVXL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 24일 테일러 팹에서 장비 반입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테슬라 AI5·AI6 칩의 미국 내 첫 2나노 양산은 2027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계약 직후 "165억 달러는 최솟값에 불과하다.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몇 배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첫 'SolidStack' 전고체 배터리… 8시간 가동·2027년 양산 목표


삼성SDI는 3월 11~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며 신규 브랜드 'SolidStack'을 선보였다.

삼성SDI 전략마케팅 담당 현장석 상무는 "전고체 배터리는 절대적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경량·고용량으로 로봇 가동 시간을 최대 8시간까지 연장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특허 출원 약 1000건, 등록 특허 500건을 보유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격렬한 로봇 동작 시 액체 전해질 누출 위험이 있으나, 고체 전해질을 채택한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순간 고출력이 필요한 장면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110조 원 투자·2028년 상용화… '삼각 편대' 완성 D-데이


삼성전자는 3월 19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올해 설비 및 R&D에 역대 최대인 110조 원(약 746억 달러)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90조 4000억 원) 대비 21.7%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 기록이다.

2나노 AI 칩(파운드리)·레인보우로보틱스 기체·삼성SDI 'SolidStack' 전고체 배터리(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구성된 '삼각 편대'가 완성되는 시점은 삼성이 휴머노이드 상업 판매 목표로 잡은 2028년과 맞물린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말 누적 1만 8000대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출하량이 2035년에는 연간 100만~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파업 위기와 중국 경쟁사의 추격이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도 삼성이 로봇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칩부터 배터리, 완제품 제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금융권의 평가처럼, 삼성의 '피지컬 AI' 전쟁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