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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 방벽' 쌓는다… 외세 제재 차단·해외 자산 보호 '금융법'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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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 방벽' 쌓는다… 외세 제재 차단·해외 자산 보호 '금융법' 전격 공개

법무부·인민은행 등 5개 기관 초안 발표… "부당한 차별엔 반드시 보복" 명문화
3.4조 달러 외환보유고와 美 국채 보호 사활… ‘금융 초강대국’ 향한 법적 토대 구축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
중국이 서방의 금융 제재에 정면으로 맞서고 해외에 보유한 막대한 국가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금융 방패’를 마련했다.

법무부와 중국인민은행을 포함한 5개 핵심 규제 기관은 외국 제재에 대한 대응 권리와 국가 안보 차원의 금융 데이터 검토를 골자로 한 ‘금융법 초안’을 발표했다.

이는 베이징이 위험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금융 초강대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법적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눈에는 눈"… 외국의 금융 차별에 대한 ‘강력 대응권’ 명시


이번 법안 초안의 핵심은 제85조에 담긴 ‘상응하는 보복 조치’ 권한이다.

어떤 국가나 지역이 중국 시민 혹은 단체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하는 금융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은 이에 대응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했다.

제3국과의 정상적인 금융 활동을 방해하는 외국 법률의 ‘부당한 역외 적용’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즉, 미국 등 서방의 ‘롱 암 관할권(Long-arm jurisdiction)’이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법적으로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을 위협하는 외국의 제재나 법 집행을 돕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서도 중국 내에서의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기로 했다.

◇ 3.4조 달러 자산과 ‘데이터 안보’ 사활… 美 국채 동결 대비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3.42조 달러(2월 말 기준)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순채권국이다. 이번 법안은 특히 미국 국채 등 해외 자산이 정치적 이유로 동결될 위험에 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외 금융 자산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 체계를 구축한다. 이는 홍콩이나 신장 문제 등으로 고위 관리들이 제재를 받아 자산이 동결된 선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금융 데이터를 분류·등급화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이터 처리에 대해서는 엄격한 안보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불법적인 국경 간 자금 흐름을 막아 ‘금융 안보 수호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법안은 위안화가 물리적 형태와 디지털 형태를 모두 가짐을 명시하여, 디지털 화폐(e-CNY)를 통한 국제 결제 시스템 확장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 ‘금융 초강대국’을 향한 시진핑의 로드맵


이번 입법은 2023년 10월 중앙금융업무회의에서 발표된 ‘금융 초강대국’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올해 업무 보고에서 새로운 금융법과 전용 금융안정법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중국 당국은 오는 4월 19일까지 대중 및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 한국 금융에 주는 시사점


중국의 금융법 제정은 대중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복잡한 법적 리스크를 안겨줄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 제재와 중국의 대응법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느 한 쪽의 법을 지키면 다른 쪽에서 처벌받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철저한 법률적 대비와 공급망 분리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은행 및 핀테크 기업들은 현지 금융 데이터를 한국 본사로 전송할 때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안보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의 전면 재점검이 시급하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앞세워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만큼, 향후 대중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요구가 거세질 것에 대비한 환리스크 관리 전략을 고도화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