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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2라운드] 가격 묶였는데 체감 상승…최고가격제 속 시장 괴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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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2라운드] 가격 묶였는데 체감 상승…최고가격제 속 시장 괴리 확대

정부 가격 통제에도 주유소 체감 상승 지속…서울 휘발유·경유 2000원 안팎
유통 구조·재고 시차·환율 변수 맞물리며 정책 효과와 소비자 체감 간 괴리 확대
지난 11일 서울 은평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최유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1일 서울 은평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최유경 기자
3차 최고가격제 시행 셋째 날인 12일 전국 주유소 평균 유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유소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름값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공급가격이 안정 흐름을 보이더라도 실제 판매가격과 소비자 체감 간 괴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92.3원으로 전날보다 0.7원 상승했고, 경유는 1985.8원으로 0.6원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지역의 경우 휘발유는 2024.4원으로 0.1원 상승에 그쳤고, 경유는 2009.8원으로 전날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승폭이 둔화되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가격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체감 부담은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서울 은평구의 한 주유소는 평균보다 낮은 가격을 내걸었음에도 차량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과거 차량이 몰리던 저가 주유소 열기도 다소 잦아든 분위기로, 시내에서 1800원대 주유소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탐색' 움직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특정 저가 주유소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약해진 것이다.

현장 체감은 정책 방향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운전자 나모 씨는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했다고 하지만 체감상 크게 달라진 건 모르겠다"며 "가격이 떨어질 것 같다가도 다시 오르는 느낌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송모 씨 역시 "기름을 한 번 넣을 때마다 금액이 크게 올라 체감 부담이 커졌다"며 "차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기름값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운전이 잦은 장모 씨는 "경차를 타는데도 한 번 주유할 때 5만원 가까이 든다"며 "줄일 수 없는 지출이 늘어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정부 조치로 이 정도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정책 효과를 일부 인정하는 반응도 나타났다.

소비자 반응은 '효과는 있지만 체감은 부족하다'는 방향으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괴리는 유통 구조와 가격 반영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고가격제에 따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동결된 상태지만 주유소 판매가격은 개별 사업자의 비용 구조에 따라 결정된다"며 "입지, 인건비, 운영비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흐름이 일률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영 주유소 비중이 높은 국내 구조상 개별 사업자의 비용 부담이 가격에 직접 반영되는 특성이 강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재고 반영 시차와 환율 변동성이 맞물리며 가격 하락 체감이 지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에 높은 가격에 확보한 재고가 순차적으로 판매되는 구조상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가격 하락이 즉각 반영되기 어렵고, 환율 역시 수입 원가를 자극하며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안정 흐름을 보이더라도 실제 소비자 가격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향후 유가 변동성 국면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반영되고, 내릴 때는 지연되는 '비대칭 구조'가 소비자 체감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결국 최고가격제는 급격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유통 구조와 시차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 체감까지 즉각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신호와 시장 체감 간 괴리가 이어지면서 체감 물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단기 가격 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유통 구조 개선과 공급망 안정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수·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