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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미국·이란 종전협상 결렬… 호르무즈 봉쇄 공포에 유가 120달러 재진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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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미국·이란 종전협상 결렬… 호르무즈 봉쇄 공포에 유가 120달러 재진입 위기

밴스 부통령 “이란, 핵 포기 거부” 합의 없이 귀국… 2주간의 위태로운 휴전 종료 직전
골드만삭스 등 IB “단기 15~20% 추가 상승 가능성”…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이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걸림돌” 맞불… 10년 만의 최고위급 회담 성과 없이 마감
에너지 대란 현실화에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급락… 시장 시선은 ‘실질적 물류 복구’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의 평화 회담 후 에어포스 투에 탑승하며 손을 흔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의 평화 회담 후 에어포스 투에 탑승하며 손을 흔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과 이란의 직접 회담이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됐다. 21시간에 걸친 유례없는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다시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밴스 부통령"이란이 핵무기 포기 거부"


1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협상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팀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파키스탄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결렬의 핵심 원인으로 이란의 핵무기 제조 포기 거부를 꼽았다.

밴스 부통령은 “나쁜 소식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는 미국보다 이란에 훨씬 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대통령의 핵심 목표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12차례나 직접 통화하며 긴박하게 움직였으나, 결국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화근”… 깊은 불신의 벽

이란 측의 반응도 냉담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Tasnim) 통신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합의를 가로막았다”고 보도하며 협상이 종료되었음을 확인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기술적 문서 교환과 협상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미측 대표단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실제 협상 재개는 사실상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이란은 △해외 동결 자산 해제 △전쟁 배상금 지급 △레바논을 포함한 지역 전반의 휴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및 통행료 징수를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 보장과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 완전 무력화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워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


이번 회담 결렬 소식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행이 무산됨에 따라 국제유가는 일주일 내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 120달러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원유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까지 위협받으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비용이 동반 상승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수치를 다시 1~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배럴당 최소 15~20달러 추가될 것"이라며 "미군이 해협 내 기뢰 제거를 강행할 경우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어 유가 변동성은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전 자산으로의 쏠림 심화… 비트코인 ‘약세’

국제유가 폭등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회담 결렬 소식 직후 7만 1,000달러선까지 밀려났으며, 금(Gold)과 달러화 등 안전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수사보다 카타르 해운 노선의 실제 복구 여부와 같은 실물 지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