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이슬라마바드 담판' 결렬… 호르무즈 봉쇄에 '유가 2000원' 공포 재점화
트럼프 "해상 봉쇄" 선언에 유가 120달러 육박… 한국 '공급망 마비' 비상
트럼프 "해상 봉쇄" 선언에 유가 120달러 육박… 한국 '공급망 마비'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배런스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이란 고위급 회담은 이란의 핵 개발 포기 거부로 공식 결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약 17만 85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영구적 비핵화' vs 이란 '핵 주권' 충돌… 21시간 평행선의 전말
이번 담판의 핵심은 전쟁 종식을 위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모든 우라늄 농축 중단과 핵심 시설 해체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핵 이용권’을 주장하며 끝내 버텼다.
밴스 부통령은 20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통해 고농축 우라늄 반납과 영구적 불보유 확약을 압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실무적 유대감은 형성했으나, 미국이 제시한 최종 조건을 이란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단은 현재의 전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봉쇄 공포… 한국 경제 ‘공급망 마비·고물가’ 직격탄
협상 결렬 직후 단행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길목이 막히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우려는 물류 대란이다. 이란이 검토 중인 통행료 징수 거부와 미국의 봉쇄가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사실상 차단 위기에 놓였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으로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원가 부담이 급증하며 수출 경쟁력마저 약화될 처지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생산자 물가를 자극해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기업은 수입선 다변화와 비상 비축유 점검 등 가용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안전제일' vs '반등 베팅'… 엇갈리는 투자 전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도 엇갈린다. 핵심은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회복기 선점’ 사이의 균형이다.
우선 방어적 선택을 보면,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오일 흐름이 정상화될 때까지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 존 디어(DE), 캐터필러(CAT) 등 현금 흐름이 탄탄하고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장비주가 대안으로 꼽힌다.
다른 쪽에서는 성장주 베팅을 말한다. 웰스파고는 에너지 섹터에서 기술주로의 이동을 조언한다. 전쟁 중에도 AI 반도체 수요는 견고하며, 엔비디아(NVDA),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을 담은 기술주 ETF(XLK)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게이브칼 리서치는 한국 증시(EWY)를 '평화에 대한 베팅'으로 정의한다. 현재 한국 증시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7배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휴전이 실현될 경우 AI 반도체 모멘텀이 폭발하며 가장 가파른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3대 변수'가 결정할 투자 지형도… 위기 속 승기 잡을 지표는?
미·이란 담판 결렬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반드시 주시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지표가 부각되고 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의 회복 여부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집중되는 이 길목의 통행량은 시장 안정화의 가장 직접적인 척도다. 유조선 통계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유가 120달러 선의 고착화는 피하기 어렵다.
둘째, 항공 및 해운 업종의 실적 추이다. 제트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약 29만 7600원)를 돌파하며 항공사들의 마진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료비 급등이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지, 기업들이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지 살펴야 한다.
셋째, 헝가리 총선 결과와 그에 따른 유럽의 지정학적 변화다. 이번 선거는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국방 정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다. 결과에 따라 유럽 방산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결정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공급망 마비 속에서도 수요가 폭증하는 AI 반도체와 현금 창출력이 검증된 가치주를 중심으로 대응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섣불리 벙커 밖으로 나서기보다 문틈 너머의 회복 신호를 포착하며 반등장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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