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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뒷북 제재’, 日에는 안 통했다… 10년 전 ‘희토류 트라우마’가 만든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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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뒷북 제재’, 日에는 안 통했다… 10년 전 ‘희토류 트라우마’가 만든 면역력

中, 미쓰비시 등 20개사 블랙리스트 올렸으나 “이미 공급망 적색 제거 완료”
아테나 통 연구원 “中 제재는 국내용 공연일 뿐… 日의 강경 노선만 부추겨”
미쓰비시 중공업 해양 시스템 공장 사진. 올해 중국이 제재한 일본 기업 중 하나다. 사진=미쓰비시 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미쓰비시 중공업 해양 시스템 공장 사진. 올해 중국이 제재한 일본 기업 중 하나다. 사진=미쓰비시 중공업
중국이 최근 미쓰비시 중공업을 비롯한 일본 기업 20개사와 주요 정치인을 대상으로 단행한 제재가 일본의 정책 방향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중국 정부는 일본의 ‘재군사화’와 대만 밀착을 저지하려고 경제적·정치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일본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리스크 관리’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15일(현지 시각) 중국전략위험연구소의 아테나 퉁 연구원은 닛케이아시아 기고에서 중국의 제재가 실질적인 협상력보다는 일본 내 반중 정서와 강경 대응 논리만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10년 늦은 제재”…2010년 센카쿠 사태가 키운 일본의 내성


중국은 지난 2월 미쓰비시 중공업의 조선·항공우주 부문 등 20개 기업을 이중 용도 품목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일본을 굴복시키기엔 너무 늦은 ‘말기적 증상’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의 대중국 경계심은 2010년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 충돌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중국이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조용히 제한하자 일본은 단일 공급처의 변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심각한 위험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후 15년간 일본은 호주·베트남·아프리카와 손잡고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2009년 85%였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2020년 58%까지 급감했다.

일본은 이미 반도체, 배터리, 청정에너지 산업 정책에 다각화와 재활용을 필수 요소로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을 때 일본은 이미 중국을 ‘구조적 위험 요소’로 내면화한 상태였다.

◇ 정치적 압박의 역효과…“강경 노선에 연료만 붓는 꼴”


중국은 기업 블랙리스트 외에도 대만과 긴밀히 교류해온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의원 등 개인에 대한 제재도 병행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본 정계의 행동을 위축시키기보다는 ‘안보 강화’의 명분만 제공하고 있다.
중국이 선출직 대표를 위협한다는 사실은 일본 내에서 “중국에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가 아니라 “더 강경하게 대응하고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아테나 퉁 연구원은 중국의 조치를 “국내외 대중을 겨냥한 시끄러운 공개 공연”으로 묘사했다. 일본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는 중국 내부 청중에게 일본을 ‘처벌’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수출 기회가 절대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일본의 계산에서 대만 해협의 안보와 공급망 안정은 경제적 이익보다 앞선 가치가 되었다.

◇ 일본의 과제: 상징적 타격과 실질적 위협의 구분


물론 일본이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공급망은 여전히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특정 중간재나 제련 시설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병목 지점이 존재한다.

공급망 다변화와 억지력 구축에는 막대한 재정적·정치적 비용이 따른다. 일본 내부에서도 위험 감수 수준에 관한 활발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의 상징적인 타격이 무해하다고 생각해 안일해지는 것이다.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연합을 구축하는 ‘조용한 노력’이 멈추지 않아야 중국의 압박을 무력화할 수 있다.

◇ 한국 산업계와 외교 정책에 주는 시사점


일본의 사례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다변화 정책이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강력한 방어막이 되는지 보여준다. 한국 역시 핵심 광물과 반도체 소재의 ‘탈중국’ ‘국산화’를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제 중국의 제재는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상시 존재하는 환경적 변수다. 기업들은 공급망 전략 수립 시 이를 상수로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한·미·일 간 안보·공급망 공조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될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