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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란 전쟁發 에너지 위기 속 캄보디아에 10억 달러 ‘수력 발전소’ 건설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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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란 전쟁發 에너지 위기 속 캄보디아에 10억 달러 ‘수력 발전소’ 건설 착수

코콩 주에 1GW급 ‘양수 발전’ 프로젝트 가동… 2029년 완공 시 국가 ‘녹색 전력 은행’ 역할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 절감 및 재생 에너지 안정화… 동남아 내 중국 ‘에너지 외교’ 가속
중국이 캄보디아에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며 동남아시아 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캄보디아에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며 동남아시아 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 연료 공급망 혼란과 유가 폭등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중국이 캄보디아에 10억 달러(약 1조4600억 원) 규모의 대형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며 동남아시아 에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태양광과 풍력 등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조절하는 ‘거대 충전식 배터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캄보디아의 에너지 자립을 이끌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캄보디아 남서부 코콩(Koh Kong) 주에서 ‘어퍼 타타이(Upper Tatay)’ 양수 저장 수력 발전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착공되었다.

◇ ‘어퍼 타타이’ 양수 발전 프로젝트: 캄보디아 최초의 지능형 에너지 저장소


중국 국영 기업인 중국중기계공사(CHMC)가 개발을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전력망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가 적은 시간에는 잉여 전력을 이용해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퍼 올리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 시간대에 물을 낙하시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는 자연을 이용한 거대한 '물 배터리' 시스템이다.

설치 용량은 1기가와트(GW)급으로, 캄보디아의 전체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이고 정교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다.

2029년 완공 예정인 이 발전소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고질적 문제인 ‘간헐성’을 보완하여 국가 전력망에 안정적인 ‘녹색 전력’을 공급하는 은행 역할을 하게 된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앞당긴 ‘에너지 주권’ 확보


이번 투자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행이 제한되고, 수입 연료 가격이 급등하는 등 캄보디아 내 에너지 안보 우려가 극에 달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자얀트 메논 ISEAS 선임연구원은 "연료 위기는 캄보디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며, "중동의 병목 현상과 국내 정유 시설 부족으로 고통받는 캄보디아에 이번 프로젝트는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0년 이후 캄보디아의 전기 접근률을 약 50%에서 96%까지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 이번 발전소는 그 정점이 될 전망이다.

케오 라타낙 캄보디아 광산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가 2030년까지 청정 에너지 비중 70%를 달성하려는 국가 목표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 국영 기업의 ‘포스트 차이나’ 전략: 우호국 시장 선점


중국 본토의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중국 국영 기업들은 캄보디아와 같은 ‘일대일로’ 우호 국가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억 달러 규모의 프놈펜-시아누크빌 고속도로와 신공항 건설 등을 통해 캄보디아 내 지배력을 높여왔다.

캄보디아 외에도 라오스(1GW 태양광 프로젝트), 인도네시아(수력 발전) 등 동남아 주요국에 중국 자본과 기술이 대거 투입되며 지역 에너지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

◇ 한국 에너지 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국이 동남아 시장에 ‘양수 발전+ESS’ 패키지를 수출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한수원 등 공기업의 양수 발전 노하우와 국내 배터리 기술을 결합한 통합 에너지 솔루션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개별 도상국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단순 건설 수주가 아닌, 현지 에너지 자립을 보장하는 안보적 접근의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해당 국가의 부채 위기나 환경 파괴 논란(인도네시아 중단 사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투명성과 환경 영향을 고려한 'ESG 기반 수력 모델'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