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속 '평화 담판' 실종… 헤즈볼라 교전 격화로 안갯속 중동
이란 "봉쇄 해제 우선" vs 미국 "핵 포기 먼저"… 평행선 속 ‘인내 게임’
이란 "봉쇄 해제 우선" vs 미국 "핵 포기 먼저"… 평행선 속 ‘인내 게임’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협상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며 대면 협상 대신 전화 통화를 제안했고,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가 선행되지 않으면 굴욕스러운 협상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향후 협상 국면은 장기적인 교착 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무역 동맥'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트럼프 "이란 해·공군 괴멸"
미국과 이란의 외교 통로가 막히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당분간 지속될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면서 "이란의 해군과 공군을 사실상 전멸시켰으며, 그들의 지도부도 사라진 상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곳이지만, 이란의 기뢰 부설과 미국의 해상 봉쇄가 맞물리며 마비가 지속되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CBS에 출연해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전쟁 시작 이후 엄청난 유연성을 잃었다"면서 "오늘 당장 해협이 열린다 해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27일 기준 환율이 1477.5원까지 치솟은 것은 이러한 에너지 물류 마비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란 '120% 초인플레이션' 공포…헤즈볼라 전선은 '드론 격전'
이란 내부의 경제적 고통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이란 경제 전문지 '돈야에 에그테사드'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최대 120%에 이르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그런데도 이란 지도부는 "핵 포기만은 절대로 불가하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루살렘 포스트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최근 재밍(전파 교란)이 어려운 'FPV(1인칭 시점)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군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재한 안보회의에서 남부 레바논을 넘어 공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과의 평화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대리전 양상의 교전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화 외교'로의 전환…'노 워, 노 피스' 교착 국면 심화
현재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No War, No Peace)' 위험한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면 회담 대신 "전화로 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협상은 실질적인 돌파구 마련보다는 서로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저강도 대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엄청난 내분과 혼란에 빠져 있으며 누가 실권자인지도 모르는 상태"라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이 해상 봉쇄라는 장애물을 먼저 치워야 협상장에 나갈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런던 부르스 앤 바자 재단의 에스판디아르 바트망겔리지는 "양측의 '인내 게임'이 시작된 만큼 단기적인 평화 타결보다는 글로벌 공급망 파괴에 따른 물가 자극이 트럼프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