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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호주, 에너지·광물·방산 ‘준동맹’ 격상… 공급망 위기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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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호주, 에너지·광물·방산 ‘준동맹’ 격상… 공급망 위기 정면 돌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에 에너지 안보 공동성명 채택
14.7조 원 규모 호위함 사업 및 1.3조 원 광물 펀딩 확정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일본과 호주가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방산 분야에서 전략적 밀착 행보를 보이며 경제·안보 블록 형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호주 캔버라 의사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협력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지난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마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성사됐다.

호르무즈 봉쇄 대비 ‘에너지 생명선’ 결속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해소에 집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양국이 긴박감을 갖고 긴밀히 소통하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는 일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의 약 50%를 책임지는 최대 공급처이며, 일본은 호주에 정제 가솔린과 디젤을 공급하는 5대 수출국 중 하나다.

양국 정상은 이번에 채택한 ‘에너지 안보 공동성명’에서 액체 연료와 가스 등 필수 에너지 자원의 무역 흐름을 유지하고,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시장 중단 사태에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앨버니지 총리는 최근 몇 주간 싱가포르·브루나이·말레이시아를 잇달아 방문하며 유류 공급망 확보에 주력했다. “이번 합의는 중동 분쟁과 같은 글로벌 충격에서 호주 국민의 취약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에너지 자립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희토류 독점 견제…‘광물 안보’ 핵심축 격상


양국은 핵심 광물을 경제 안보의 ‘핵심 기둥’으로 격상하며 중국의 자원 독점 체제를 정조준했다. 전 세계 중희토류 생산을 장악한 중국이 수출 규제 등을 통해 자원을 무기화하는 일에 대응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공동성명은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 특히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제한과 경제적 강압에 강력한 우려를 표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호주 정부는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최대 13억 호주 달러(약 1조3730억 원)를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전기차와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고성능 자석 재료인 희토류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조치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자금 지원이 서방 국가 중심의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을 내실 있게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14.7조 원 규모 호위함 사업 등 방산 협력 가속


안보 분야에서 결속도 한층 강화했다. 양국 정상은 일본이 설계한 신형 호위함 도입 사업을 포함해 국방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지난달 양국 국방장관이 체결한 100억 미국 달러(약 14조7050억 원) 규모의 군함 건조 계약의 연장선에 있다.

계약에 따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모가미급 호위함 첫 3척을 일본에서 건조하며, 호주 정부는 나머지 8척을 서호주 조선소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방문 기간 중 중국의 영향력 확대, 북한의 납치 문제 등 지역 내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호주 측과 깊이 있는 전략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후 첫 호주 방문이 단순한 자원 외교를 넘어 미·일·호주로 이어지는 강력한 안보·경제 삼각동맹을 튼튼히 하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가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란-이스라엘 충돌이 길어질수록 일본과 호주의 밀착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실물경제를 위협하는 국면에서 자원 부국인 호주와 기술 강국인 일본의 결합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공급망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경제적 보복 가능성은 양국이 앞으로 풀어야 할 현실적인 제약사항으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