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아시아 구매자들 미국산 공급 확보 주력… 日 행 선적 5배 폭증
운하 통과 슬롯 경매가 평시 대비 3배 폭등… 100만 달러 상회하는 슬롯도 속출
물류 정체와 대기 시간 불확실성에 운송비 상승… 석유 및 가스 가격 추가 인상 압박
운하 통과 슬롯 경매가 평시 대비 3배 폭등… 100만 달러 상회하는 슬롯도 속출
물류 정체와 대기 시간 불확실성에 운송비 상승… 석유 및 가스 가격 추가 인상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의 여파로 중동발 공급망이 차단되자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로 급히 눈을 돌리면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석유 선적량이 역대급 수치로 치솟았다.
1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 원유 및 석유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증했다.
조사 기관 케플러(Kpler)는 지난달 해당 경로를 통한 선적량이 하루 평균 177만 배럴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으로 향하는 선적량은 평시보다 5배 이상 늘어난 하루 26만 배럴에 달했다.
소형 유조선 앞세워 파나마 운하로… ‘지름길’ 확보 전쟁
통상적으로 아시아행 미국 원유는 대형 원유 운송선(VLCC)을 이용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해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비용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수급이 시급해진 아시아 국가들은 파나마 운하 통과가 가능한 소형 및 중형 유조선을 동원해 운송 시간을 단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실제로 일본 코스모 에너지 홀딩스가 구매한 석유 물량이 지난달 말 이 경로를 통해 일본에 도착하기도 했다.
슬롯 경매가 수억 원대 폭등… 물류비용 전가 우려
문제는 파나마 운하의 물리적 한계다. 수문 시스템을 사용하는 운하 특성상 하루 통과 선박 수가 제한되어 있는데, 갑작스럽게 유조선들이 몰리면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이나 크루즈선과 달리 정기 일정이 없는 유조선들은 경매를 통해 통과권을 사야 하는데, 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부 급한 선박들은 슬롯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8000만 원) 이상의 거금을 투입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일본 해운사 이이노 카이운의 세노 쿠니히코 임원은 "슬롯을 언제 잡을 수 있을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장의 긴박함을 전했다.
불확실성 가중… 에너지 가격 상승의 기폭제
운하 양방향의 정체가 심화되면서 예약을 확보하지 못한 선박들은 기약 없는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하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운송업체들은 다시 희망봉 경로로 선회하며 일정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운하 슬롯 확보 비용과 우회 경로에 따른 운송비 상승이 결국 국내 석유 제품과 가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나마 운하의 통행 한계와 치열한 슬롯 경쟁이 미국 석유 구매자들에게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정학적 위기가 파나마 운하의 물류 대란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에너지 안보에 또 다른 시험대를 던져주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