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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 트럼프 '관세 무기'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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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 트럼프 '관세 무기' 무력화

직접 수출 비중 18.4% → 10% 급감… ‘중국 플러스 N’ 전략으로 관세 우회
미 법원, ‘상호 관세’ 및 ‘글로벌 관세’ 위법 판결하며 트럼프 권한 제한
가전·자동차 등 전방위 해외 생산 기지 구축… 美 관세 영향력 과거보다 약화
체리는 4월 24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럭시드 V9 미니밴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홍콩 주식 공개로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으며, 그 중 5분의 1을 글로벌 확장에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체리는 4월 24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럭시드 V9 미니밴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홍콩 주식 공개로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으며, 그 중 5분의 1을 글로벌 확장에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관세 위협’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수년간 글로벌 공급망을 다각화하며 미국 시장에 대한 직접 의존도를 낮춘 데다, 미 법원마저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와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전체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18.4%)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공급망 이전과 ‘중국 플러스 N’ 전략의 승리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 감소가 단순한 무역 위축이 아닌, 생산기지의 전략적 이동 결과라고 분석한다.

레이먼드 영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 공급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직접 관세의 타격이 줄어든 것"이라며, 이제는 미국이 베트남 등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해야 중국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과거의 단순 인수합병(M&A) 방식을 넘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째로 해외로 옮기는 ‘중국 플러스 N’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이얼(Haier)은 북미 시장 부진을 상회하기 위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 지난해 태국에 대규모 에어컨 공장을 건설했고, 광저우자동차(GAC)는 올해 말 멕시코에 첫 조립 공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또한, 투오푸(Tuopu) 그룹은 멕시코, 태국, 폴란드에 테슬라용 부품 및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생산 라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체리(Chery) 자동차는 홍콩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태국과 베트남에 신에너지 차량 공장을 개설했다.

법원 판결과 관세 우회로 트럼프 ‘발목’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 내 법적 판결이다. 미 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무효화했으며, 지난주에는 행정부의 임시 10% ‘글로벌 관세’에 대해서도 하급 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렸다.

물류 현장에서도 관세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제3국을 통한 환적 운송은 물론, 제품 가치 저평가나 페이퍼 컴퍼니 등록 등을 통해 관세망을 피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1조 조사를 통해 추가 관세를 압박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우회로 때문에 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개 속의 미·중 상업 관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상업 관계를 관리할 ‘무역 및 투자 위원회’ 설립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선진국의 규제를 피해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투자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미국 내 중국 투자 확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데릭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선진국의 의심을 피해 개발도상국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며,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통제력은 점점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