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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장벽 높였다…韓 수출, 관세보다 ‘쿼터 축소’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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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장벽 높였다…韓 수출, 관세보다 ‘쿼터 축소’가 변수

EU, 철강 초과 물량 관세 25%→50% 상향
무관세 쿼터 절반 축소…7월 시행 전망
미국·EU 수출 비중 큰 한국 철강사 부담 확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인도 뭄바이 ‘인디아 스틸 2025’ 행사장 내 JSW스틸 부스 앞을 관람객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인도 뭄바이 ‘인디아 스틸 2025’ 행사장 내 JSW스틸 부스 앞을 관람객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철강 수입장벽을 높이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무관세 수입 쿼터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의 유럽향 물량 조정과 수익성 방어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철강 수입 규제 강화안을 승인했다. 핵심은 무관세 수입 쿼터를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줄이고,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높이는 것이다.

유럽의회 발표에 따르면 새 규제는 연간 무관세 철강 수입 물량을 1830만톤으로 제한한다. 이는 2024년 철강 쿼터와 비교해 47%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의 무관세 반입 여력이 사실상 절반 가까이 축소되는 셈이다. 쿼터를 초과한 물량과 쿼터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 철강재에는 기존 25% 대신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해당 조치는 이사회 공식 승인 절차를 거쳐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만료일인 2026년 6월 30일 다음 날인 7월 1일 발효될 예정이다.

국내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관세율보다 쿼터 축소다. 무관세 물량 자체가 줄면 기존 수출 물량의 채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쿼터 밖으로 밀려난 물량은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현지 판매 단가 조정이나 물량 축소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쿼터 안에 드는 물량은 직접 타격이 제한적인 만큼, 한국 업체들의 쿼터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철강업계에 EU는 미국과 함께 핵심 수출 시장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산 철강의 EU 수출량은 138만6775톤으로 전체 수출량 964만4248톤의 14.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량은 142만7682톤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EU 두 시장을 합치면 전체 수출의 약 30%에 달하는 만큼 양쪽의 동시 규제 강화는 업계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과 EU가 동시에 철강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전략에도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이미 고율 관세를 통해 수입 철강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EU까지 쿼터와 관세를 동시에 조이면 국내 철강사들은 주요 선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EU 조치에는 철강 원산지를 추적하는 이른바 ‘멜트 앤드 푸어’ 규정도 포함돼 우회 수출 차단 목적이 반영됐다. 이 같은 규제가 한국산 물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품목별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범용재는 가격 경쟁이 치열해 관세와 쿼터 축소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고급 후판, 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은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 관계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충격을 일부 흡수할 여지가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는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지역 다변화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대체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율 인상도 부담이지만 실제 수출 현장에서는 쿼터 축소가 더 민감한 변수”라며 “기존 물량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품목별 채산성 점검과 물량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주요 수출 시장의 문턱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저가 수입재 유입, 건설경기 부진에 통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산 철강의 쿼터 배분 유지와 품목별 대응 전략을 놓고 정부와의 협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