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쿠웨이트 공항 강타·협상 교착…호르무즈 봉쇄 언제 풀리나

글로벌이코노믹

쿠웨이트 공항 강타·협상 교착…호르무즈 봉쇄 언제 풀리나

이란, 탄도미사일 13발·드론 17대로 쿠웨이트 공항 직격…사망 1명·부상 63명
트럼프 "핵 포기 동의했다" 선언에 이란 "사실 왜곡" 반박…고농축 우라늄 처리가 최대 걸림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3일(현지시각) 새벽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탄도미사일 13발과 드론 17대로 공격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3일(현지시각) 새벽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탄도미사일 13발과 드론 17대로 공격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란이 쿠웨이트 국제공항을 직격하면서 미·이란 전쟁이 개전 100일을 넘기도록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CNN·CBS뉴스·ABC뉴스 등 주요 외신이 3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새벽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탄도미사일 13발과 드론 17대로 공격해 인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부상자 가운데 7명이 즉각적인 대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공항 강타…걸프 민간 인프라 겨냥 확전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의 공격이 "고의적이고 계산된, 정당화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피해를 자국 미사일이 아닌 미국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오작동 탓으로 돌렸으나, CENTCOM은 즉각 이를 "이란의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공격에 앞서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쿠웨이트 방향 미사일 2발은 비행 도중 빗나가거나 파괴됐고, 바레인으로 향한 미사일 3발은 모두 요격됐다.

미국은 이란 케슘섬 군사 시설을 "자위권 차원"에서 공습해 맞대응했다. 쿠웨이트 외교부는 이란 외교관 2명을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24시간 내 출국을 명령했다

미국 전략석유비축량(SPR)을 포함한 상업용 원유 재고는 6주 연속 감소하며 202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쿠웨이트 공항 피격 직후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7달러 51센트(약 14만 9677원)까지 오르며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위협했다. 에너지 전문가 톰 클로자 걸프오일 고문은 "가솔린 가격이 올여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충격에 대한 국제기구의 경보도 잇따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보고서에서 에너지 공급 차질이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1%, 내년 1.8%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페르시아만 원유에 의존하는 아시아 경제권이라고 짚었다. 원유 도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분석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다.

"핵 포기 합의" vs "사실 왜곡"…협상 메시지 극과 극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팟 포스 원'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이미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론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즉각 "이란은 핵비확산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핵 프로그램은 항상 평화적 목적이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란이 과거에 핵무기를 추구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며 이를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최종 처분에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오전 현재 최종 서명은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는 조건만으로는 제재를 풀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전쟁의 성격에 대해서는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는 끝났다"며 미국이 이란의 방산 기반과 드론 비축량을 대거 파괴하는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으나, 야당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즉각 반박했다.

협상 교착의 배경에는 핵심 쟁점 두 가지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측은 합의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해상 봉쇄는 일정 기간 유지하면서 이란의 기뢰 제거 속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미국 해상 봉쇄를 30일 이내에 전면 해제하고, 협상 기간 중 해협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이란의 통행료 부과 주장과 트럼프의 '무료 국제 수로' 원칙 간 충돌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전쟁 100일…레이버 데이 전 해결 가능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절(레이버 데이)까지 해협 봉쇄가 계속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비교적 빨리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또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협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며 향후 만남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낙관론과 거리가 멀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메시지 교환이 며칠째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고,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미국과의 연락이 끊기지는 않았지만, 협상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카타르대 압둘라 반다르 알에타이비 교수는 "미국과 이란 모두 승리의 서사를 팔고 싶어한다. 양쪽 모두 약자로 비치거나 양보하는 쪽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쿠웨이트·바레인 공격이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 행동 지속 여부도 향후 협상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