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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에 갇힌 미 물가, ‘2% 목표’ 포기 못 하는 연준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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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에 갇힌 미 물가, ‘2% 목표’ 포기 못 하는 연준의 속내

고금리 장기화 현실화…투자 생존 좌우할 3가지 변수
구조적 인플레 고착화에 한은 기준금리 인하 조건 까다로워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배 이상 웃돌며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배 이상 웃돌며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배 이상 웃돌며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물가 목표치를 3.0%4.0%로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연준이 통화정책의 신뢰성 저하와 글로벌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 2.0% 기준을 사수할 것으로 진단한다.

미국 싱크탱크와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미 물가가 4.0% 안팎에서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도 동반 지연되어 국내 증시와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구조적 악재 겹친 미국 물가…3년 내 2% 달성 난망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Barron's)는 지난 11(현지시간) 미국 통화정책당국자 대다수가 최소 3년 안에는 물가상승률이 2.0%로 내려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7(현지시간) 마무리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6%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CPI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올랐으며, 핵심 PCE 가격지수 전망치도 3.3%로 올라서며 긴축 장기화 기조를 뒷받침했다.

인플레이션이 4.0% 선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배경에는 수요 둔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비용-임금-정책복합 구조가 자리한다.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슈퍼코어)가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하는 이유는 4.0~4.5%대의 경직적인 임금 상승률과 고용 시장의 연동성 때문이다. 여기에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하는 5년 기대인플레이션과 5년물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이 완전히 2.0%에 안착하지 못한 점도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공급망 교란과 인프라 수요…인플레 떠받치는 3대 축


물가 하락을 가로막는 구조적 변수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석유 가격 충격과 국제 물류 운송비 상승이다. 둘째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관세 인상 기조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비용 발생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과 에너지 인프라 확충 부담이 가중되면서 원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과거와 같은 저물가 기조로의 복귀는 당분간 요원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과 공급망 재편 비용이 기업의 생산 단가를 지속적으로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연준이 물가 목표 4%’ 상향론을 거부하는 이유


시장 일부에서는 현실을 수용해 물가 목표치를 4.0%로 현실화하자는 주장을 제기하나 연준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2012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시절 도입한 2.0% 목표치는 경기 침체기 제로 금리 하한선에 도달했을 때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방어선이기 때문이다.

이번 6FOMC에서도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0% 목표를 5년 넘게 상회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물가 안정 달성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 함수는 사실상 성장 둔화보다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우선하는 구조로 이동했다.

목표 상향은 단순한 기준 변경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를 공식화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삐를 풀고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유발해 금융여건을 통제 불능 상태로 몰고 갈 위험이 크다. 다이안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물가는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을 깎아내리는 가장 역진적인 세금이라며 연준이 정책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2.0% 목표를 사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리 인하 연쇄 지연…국내 투자자 대응 전략


미국의 고물가 고착화와 연준의 매파적 금리 동결 조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경로를 강하게 제약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조건은 미국 PCE 물가 둔화 확인’, ‘·달러 환율 안정’,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완화라는 세 가지 함수가 동시에 충족되어야만 작동할 수 있다.

·미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환율 급등과 수입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어 한국 역시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공산이 크며, 이르면 오는 2027년 이후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투자자들은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 맞춘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요구된다.

채권 자산의 경우 금리 하락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장기채 비중을 줄이고 듀레이션(잔존만기) 2~4년 구간의 중단기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편이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리스크 방어에 유리하다. 아울러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는 기업 부실 위험이 확대되며 크레딧 스프레드가 재차 벌어질 가능성과 달러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산 일부를 달러화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유효한 헤지 수단으로 작용한다.

주식 시장 내에서는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필수소비재나 인플레이션 수혜를 직접 입는 에너지·유틸리티 섹터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대안이다.

반도체 섹터의 경우, 완만한 금리 유지는 고강도 긴축이 필요한 경제적 파국이 없다는 반증이자 견고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을 시사한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가 지속되는 한, 금리 부담감보다는 강력한 전방 수요와 실적 가시성이 주가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형 주도주 중심의 선별적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자산 시장 생존을 위한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미 기준금리 차이와 환율 변동성 점검이다. 연준의 매파적 동결로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되므로 환율 변동에 민감한 자산의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둘째, 미국 PCE 물가상승률의 매달 추이 확인이다. 연준이 가장 신뢰하는 지표인 PCE 물가상승률이 3.3% 안팎의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는지를 확인해야 금리 인하 전환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비용 전가 능력 및 현금 흐름 평가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환경에서는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 높은 기업과 현금 흐름이 우수한 가치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