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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박’ 스웨덴 그리펜, 인도선 퇴출…결정적 패인은 ‘단발엔진’과 ‘라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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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박’ 스웨덴 그리펜, 인도선 퇴출…결정적 패인은 ‘단발엔진’과 ‘라팔’

사브, 파격적 기술 이전과 ‘메이크 인 인디아’ 제안에도 인도 공군 마음 못 돌려
인도 국방부, 프랑스 다소사에 다목적 전투기 ‘라팔’ 114대 도입 요청서 발송
스웨덴 사브의 4.5세대 경전투기 그리펜 E. 사브는 ‘그리펜 E/F’의 인도 수출을 타진했으나, 프랑스산 쌍발 전투기 ‘라팔’과의 기종 통합을 원하는 인도 공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사브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사브의 4.5세대 경전투기 그리펜 E. 사브는 ‘그리펜 E/F’의 인도 수출을 타진했으나, 프랑스산 쌍발 전투기 ‘라팔’과의 기종 통합을 원하는 인도 공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사브

최근 태국,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대규모 연쇄 수주에 성공하며 10년 암흑기를 깨고 부활한 스웨덴 사브(Saab)사의 ‘JAS 39 그리펜 E/F’ 전투기가 유독 인도 시장에서만은 힘을 쓰지 못하고 사실상 탈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 매체 일각의 ‘지속적 협상’ 주장에도 불구하고, 방산 전문가들은 인도의 전략적 환경 변화와 작전 요구 조건이 그리펜을 수주 경쟁에서 완전히 밀어냈다고 평가했다.

인도 국방부는 최근 프랑스 정부에 다목적 전투기(MRFA) 114대 도입을 위한 요청서(LoR)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중 프랑스 다소 항공(Dassault Aviation)의 ‘라팔(Rafale)’ 최종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파격적인 ‘인도 수출 허브화’ 제안도…‘라팔’의 장벽 못 넘었다


사브 인디아는 지난 2018년 인도 공군이 다목적 전투기 도입 사업을 공표한 이래 줄기차게 그리펜 E를 제안해 왔다. 특히 최근 인도 방산전시회를 앞두고는 인도 벵갈루루에 최첨단 '그리펜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고, 종합 정비(MRO) 역량은 물론 엔진 조립 기술까지 현지에 전면 이전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더 나아가 인도를 ‘그리펜의 글로벌 수출 허브’로 만들겠다며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제조하라)’ 정책에 전방위로 구애했다. 최근에는 훈련 역량과 고위험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한 복좌(2인승)형 ‘그리펜 F’까지 공개하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인도 공군의 선택은 철저하게 프랑스산 '라팔'로 기울었다. 인도는 이미 36대의 라팔을 성공적으로 운용 중이며, 지난해에는 인도 해군 항공모함용으로 '라팔 마린' 26대를 추가 주문했다. 라팔로 기종을 통일할 경우 조종사 및 정비사 교육, 군수 보급망 통합에서 막대한 예산 절감과 작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라팔 도입 시 18대를 완제품으로 직도입하고 나머지 96대를 현지 생산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인데, 이는 사브가 제시한 국산화 혜택을 고스란히 충족하면서도 기종 다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는 실리적 선택이다.

“외산은 쌍발기, 단발기는 국산 테자스로”…인도의 달라진 안보 방정식


군사 전문가들은 그리펜의 패인을 기체 고유의 구조적 한계와 인도의 안보 환경 변화에서 찾고 있다. 인도 공군 차장 출신의 지에스 베디(G.S. Bedi) 예비역 공군 중장은 “인도 공군은 중국·파키스탄과의 양면 전쟁 가능성과 장거리 전력 투사 능력을 고려해 고성능 외산 전투기 도입 시 라팔, 수호이(Su-30MKI)처럼 생존성과 무장 탑재량이 우수한 ‘쌍발(쌍둥이) 엔진’ 전투기를 강력히 선호하는 전통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인도는 자국산 단발 전투기인 'LCA 테자스(Tejas)'의 양산 및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펜 E가 아무리 최신형 4.5세대 전투기로 진화했더라도 단발 엔진 체급상 인도의 국산 테자스와 임무 영역이 겹칠 수밖에 없으며, 대당 도입 비용 면에서는 테자스가 훨씬 경제적이다. 즉, “단발기는 국산(테자스)으로 채우고, 외산 고가 기종은 쌍발기(라팔)로 간다”는 인도의 정책 기조가 그리펜의 입지를 없앴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5세대 스텔스기 실전 배치와 파키스탄의 중국산 최신 전투기 도입 움직임 등으로 인해 인도의 당면 과제는 4.5세대 단발기가 아닌 '5세대 스텔스기 확보'로 전환됐다. 인도는 현재 독자적인 5세대 전투기(AMCA) 개발에 착수했으며, 러시아는 인도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5세대 스텔스기 Su-57을 현지 라이선스 생산하고 소스코드까지 이전하겠다는 제안으로 인도를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라팔 도입을 굳히고 자체 5세대기 개발에 올인하는 현시점에서 단발 기체인 그리펜을 추가 도입할 명분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