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165억달러로 최대…부실대출 증가·레버리지 금융 위험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신용 사이클에서 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기업 대출 부실이 늘어나는 시기가 오면 손실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JP모건은 2026년 1분기 순이익 165억달러(약 25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5.94달러(약 9100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매출은 498억3600만달러(약 76조4000억원)에 달했다. 시장 부문 매출은 116억달러(약 17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늘었다. 투자은행 수수료는 28% 증가했고 자문 수수료는 82% 뛰었다. JP모건 주가는 최근 1년간 26% 상승했다.
◇ 다이먼 “바퀴벌레 하나 보이면 더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실적은 강했지만 다이먼 CEO의 메시지는 신중했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그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신용 사이클이 오면 손실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나쁠 것”이라며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겠지만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아마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부 부실 신호가 나타날 경우 금융 시스템 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더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다이먼 CEO는 경기침체를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신용 사이클은 결국 발생할 것이고, 그때 손실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위험의 규모가 다른 요인들과 비교할 때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수준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위기 때마다 시장을 놀라게 한 산업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에는 유틸리티와 통신, 2008년에는 미디어 기업과 신문사가 예상 밖의 취약 부문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다이먼 CEO는 이번에는 소프트웨어 업종을 둘러싼 추측이 있지만 실제로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5조1000억달러 레버리지 금융 주시
다이먼 CEO가 특히 주목한 것은 레버리지 금융 시장이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 고금리 장기화,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차환 과정에서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레버리지 금융 생태계 규모는 약 5조1000억달러(약 7818조원)다. 이는 사모신용 1조7000억달러(약 2606조원), 하이일드 채권 1조7000억달러, 은행 신디케이트 레버리지론 1조7000억달러를 합친 수치다.
레버리지 금융은 신용등급이 낮거나 부채가 많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영역이다. 금리가 높아지고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로 돌아서면 이들 기업은 기존 부채를 새 부채로 갈아타는 데 더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JP모건 내부 지표에서도 일부 경고음은 나타나고 있다. 부실 위험에 노출된 대출·여신 규모는 11% 증가했고 이자를 받지 못하는 비발생 대출은 53% 급증했다. 이는 아직 대형 위기로 번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용 환경이 서서히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24/7월스트리트는 지적했다.
◇ “무리한 대출 피한다면 대출 10% 줄어도 괜찮다”
JP모건은 성장보다 대출 건전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다이먼 CEO는 “내년에 대출 장부가 10% 줄어든다 해도 그것이 무책임한 대출을 피한 결과라면 우리는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자본 여력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주자본비율(CET1) 기준 자본은 2910억달러(약 446조1000억원), 총손실흡수능력(TLAC)은 5720억달러(약 876조9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금과 시장성 증권도 1조5000억달러(약 2299조5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JP모건이 신용 사이클 악화에 대비해 방어적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실적 호조에도 대출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차입기업의 재무 부담과 금융시장 스트레스 가능성을 먼저 살피겠다는 의미다.
◇ 은행권 낙관론 속 JP모건은 경고음
은행권 전체의 분위기가 모두 어두운 것은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CEO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형 은행들은 높은 금리와 활발한 시장 거래, 투자은행 부문 회복에 힘입어 강한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다이먼 CEO는 호실적 뒤에 가려진 신용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 부문과 투자은행 수익이 JP모건의 분기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금리와 신용 환경이 바뀌면 부채가 많은 기업부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1분기 실적은 미국 대형 은행의 수익 체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다이먼 CEO의 경고는 다음 금융 불안이 주식시장이나 은행 자본이 아니라 고금리 환경에서 버텨온 레버리지 기업들의 차환 부담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