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가 135달러서 185달러 안팎으로 급등
매출 대비 주가 125배…“우주사업만으론 설명 어렵다”
매출 대비 주가 125배…“우주사업만으론 설명 어렵다”
이미지 확대보기많은 이들이 전망하듯 우주 발사와 위성인터넷 사업의 성장성은 크지만 현재 주가에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까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주당 135달러(약 20만7000원)에 기업공개(IPO)를 단행, 당시 시가총액이 1조7700억달러(약 2713조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통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한때 더 올랐고 현재는 185달러(약 28만4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 대비 약 37% 높은 수준이다.
◇ 우주산업 성장성은 분명
스페이스X의 사업 기반 자체는 강력하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35년 1조8000억달러(약 2759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이스X는 이 시장에서 여러 성장 축을 갖고 있다. 재사용 로켓을 활용한 발사 서비스,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군사·정부 계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페이스X는 대형 재사용 로켓 기술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했다. 스타링크는 이미 160개국에서 1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통신망 유지와 방해 전파에 강한 통신 체계 제공 등에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좋은 기업이 항상 좋은 투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모틀리풀은 “스페이스X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사업 성장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주가매출비율 125배…테슬라보다 훨씬 높아
가장 큰 부담은 주가매출비율(P/S)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매출 대비 주가가 약 12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평균인 3.7배를 크게 웃돈다. 비교적 고평가 논란이 잦은 테슬라의 P/S 14배도 스페이스X와 비교하면 낮아 보일 정도다.
통상 높은 P/S는 시장이 해당 기업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이익률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할 때 정당화된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기존 우주 발사와 인터넷 사업 성장만으로 현재 주가를 뒷받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모틀리풀의 진단이다.
스페이스X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87억달러(약 28조7000억원)였다. 높은 성장률이지만 P/S 125배를 정당화하려면 세 자릿수에 가까운 폭발적 성장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틀리풀은 “현재 스페이스X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자리 잡은 수익성 있는 우주사업과 거의 무관해졌다”며 “주가는 생성형 AI에 대한 고도로 투기적인 베팅이 됐다”고 지적했다.
◇ 머스크 후광과 AI 기대가 주가 밀어올려
스페이스X 주가 급등에는 머스크의 과거 성공 사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 머스크는 페이팔과 테슬라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강한 성장 서사를 각인시켰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 역시 우주산업을 넘어 새로운 기술 패권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모틀리풀은 이런 기대가 지나치게 앞서갔다고 봤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위성인터넷, 정부·군사 계약이라는 탄탄한 사업을 갖고 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이들 사업의 현실적 매출 규모를 크게 넘어섰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와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다르다”
스페이스X는 우주산업에서 가장 독보적인 민간기업으로 꼽힌다. 재사용 로켓 기술, 스타링크 가입자 기반, 정부·군사 계약을 모두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핵심은 기업의 질뿐 아니라 가격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주가가 미래 기대를 지나치게 선반영하면 조정 위험은 커질 수 있다.
모틀리풀의 50% 급락 경고는 스페이스X의 사업 자체가 약하다는 의미라기보다 현재 주가가 실적보다 훨씬 앞서 달리고 있다는 분석에 가깝다. 상장 초기 열기와 머스크 프리미엄, AI 기대가 한꺼번에 반영된 만큼, 성장 속도가 시장 기대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주가는 빠르게 되돌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우주산업의 장기 성장성을 계속 반영할지, 아니면 과열된 AI 기대가 꺼지며 큰 조정을 받을지는 향후 매출 성장과 수익성, AI 사업 구체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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