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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란 ‘전후 재건 지원’ 기습 카드… 중동 석유 장악 노린 줄타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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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란 ‘전후 재건 지원’ 기습 카드… 중동 석유 장악 노린 줄타기 외교

왕이 외교부장, 뉴델리서 이란 안보 부서기와 회동… 원조 주도권 선점 타진
원유 70% 수입하는 中, 중동 안정 사활… 美·걸프 카르텔 자극 안 하려는 교묘한 전술
BRICS 등 신흥 경제 블록 총동원… 美 개입 배제한 채 아시아 에너지 안보 펜스 구축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6월 22일 뉴델리에서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 부서기관 가디르 네자미푸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6월 22일 뉴델리에서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 부서기관 가디르 네자미푸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합의 기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중국 수뇌부가 전후 이란 재건 사업에 대규모 경제적·외교적 자본을 투입하기 위한 정밀한 수술에 착수했다.

표면적으로는 긴급 인도적 구호와 지역 평화 중재를 내세우고 있으나, 본질은 이란산 석유 공급망을 영토 내에 독점 확보해 자국의 중요한 과제인 에너지 안보 해자를 사수하겠다는 대담한 전술이다.

2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 당국이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최종 체결하는 즉시 대대적인 전후 원조를 단행하기로 확정하고 세부 실행 지침을 조율 중이다.

BRICS·SCO 무대서 이란 껴안기… 왕이 부장의 기만적인 ‘자강론’ 독무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개입을 교묘히 우회하는 다자간 신흥 경제 블록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외교 주권의 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은 인도 뉴델리에서 이란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 부서기 가디르 네자미푸르와 전격 회동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자국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조속한 지역 평화 복구에 건설적인 칩셋 역할을 완수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6월 17일 이스라엘과의 분쟁 화염에 휩싸인 레바논에 의료 및 구호 물자를 긴급 수송하겠다고 발표하며 중동 내 ‘인도적 구원투수’ 이미지를 선점했다. 왕 부장은 네자미푸르 부서기에게 전쟁 기간 이란의 보조를 맞춘 보복 타격으로 인해 악화된 페르시아만(걸프)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도 주도적으로 중재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왕 부장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대거 포진한 BRICS(브릭스) 고위급 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이며, 해당 그룹은 오는 9월 뉴델리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또한,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 펜스를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핵심 회원국으로, 오는 8월 말 키르기스스탄 정상회의 출격을 대기 중이다. 미국이 지배하지 못하는 두 거대 플랫폼을 장악해 이란 원조의 주도권을 통째로 쥐겠다는 중국의 계산이다.

“에너지 목줄을 잡아라”... 이란 석유 90% 독식하는 중국의 계산기

중국이 미국 및 걸프 카르텔의 불편한 시선 속에서도 이란 지원 배수진을 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은 국내 원유 수요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이 중동발 가치사슬에서 출하된다.

특히 이란이 가혹한 제재 속에서 수출하는 석유의 무려 90% 상당을 중국이 제3국(말레이시아 등) 우회 루트를 통해 독식 매입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연료 및 원자재 가격 폭등은 중국 하이테크 마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이란 수석 협상가이자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는 6월 인터뷰를 통해 중국을 “우리에게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한 국가”라 칭송하며 “테헤란은 베이징의 완전한 파트너”라고 자본 동맹을 구걸했다.

와세다 대학의 중국 외교 전문가 아오야마 루미 교수는 “미국이 이란 전쟁의 화염을 끄는 데 모든 안보 자본을 탕진하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 펜스가 느슨해지는 반사이익을 누렸다”며, “현재 중국은 중동 정세 정보가 일제히 집중되는 글로벌 허브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과 파키스탄 외교장관들은 종전 협상 중 베이징을 수시로 방문해 전황을 다이렉트로 보고했다.

걸프·워싱턴 자극 시 ‘대만 통일’ 덫… 가혹한 외교적 줄타기 시험대


그러나 중국의 이 같은 이란 밀착 전술에는 치명적인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내포되어 있다. 이란에 지나치게 치우친 원조 작전을 감행할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의 또 다른 핵심 공급줄인 사우디 등 걸프 카르텔과의 관계가 붕괴될 수 있다.

무엇보다 백악관 수뇌부와의 관계가 극단적으로 불안정해져 미국의 대중국 강경 철막 규제가 부활할 경우, 중국의 국가적 숙원인 ‘대만 통일 및 본토 융합’이라는 핵심 안보 목표에 가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아오야마 교수는 “중국은 중동 영토에서 이란의 경제적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선을 보장받기 위해 미국 및 걸프 국가들과의 균형을 소수점 단위로 정밀하게 고려하는 가혹한 줄타기 외교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의 포화가 걷히는 격동의 2026년, 전후 재건 지분 독식과 에너지 주권 사수를 정조준한 중국의 거대한 외교적 치트키가 글로벌 매크로 지형도를 어떻게 재정렬할지 전 세계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