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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미국 코앞 캐나다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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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미국 코앞 캐나다 상륙

BYD·체리 딜러망 구축 착수… 6.1% 관세로 연 4만 9000대 수입 개시
GM·현대차 긴장… "캐나다 교두보 확보되면 미국 시장 공략 시간문제“
캐나다와 중국 국기.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와 중국 국기. 사진=연합뉴스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힌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캐나다를 미국 공략의 발판으로 삼아 딜러망 구축과 인증 절차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EV) 제조사인 비야디(BYD)와 중국 최대 수출업체 체리,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 국영 완성차 업체 창안자동차가 캐나다 판매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이 택한 전략의 핵심은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북미 시장 학습이다. 캐나다 시장은 연간 판매량이 190만 대로 미국(1600만 대 이상)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저율 관세가 적용되는 수입 허용 물량도 연간 4만 9000대에 그친다.
그럼에도 중국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캐나다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하나다. 소비자 취향과 안전 규정이 미국과 거의 동일한 캐나다를 거친다면 미국 진출은 "스위치 하나만 켜면 되는(flipping a switch)" 일이 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자동차 부문 공동 총괄인 댄 허슈는 "캐나다는 미국을 위한 연습 무대"라고 규정했다.

캐나다 자동차 조사기관인 JD파워 캐나다의 자동차 솔루션 담당 이사 로버트 커월 역시 같은 날 로이터에 "캐나다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말했다.

BYD 딜러 6곳 열고, 체리는 4분기 판매 개시

BYD는 올해 안에 캐나다 딜러 6곳을 개설할 계획이다. BYD의 딜러 부지를 물색 중인 자문 업체 딜러 솔루션스 엠앤에이(DSMA)의 최고경영자 파리드 아마드가 로이터에 밝힌 내용이다.
캐나다 연방 교통부 규정 기록에는 BYD가 전기·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는 중국 선전(深圳) 공장과 시안(西安) 공장에서 승용차 각 1대씩을 수입하는 인증 절차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BYD의 2인자인 스텔리 리(李, 수석부사장)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로이터와 만나 캐나다에서 판매할 모델은 아직 결정 중이며 본격 판매는 내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 수석부사장은 로스앤젤레스에 자택을 두고 15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경력을 들어 "캐나다가 미국 공략을 위한 연습 시장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체리는 올해 4분기에 캐나다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체리는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캐나다 딜러 약 20곳을 초청한 데 이어 본사가 있는 안후이성 우후(蕪湖)로 데려가 신차 라인업을 공개했다.

체리 인터내셔널의 장구이빙 사장은 지난 5월 우후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서 자동차를 팔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지리자동차(Geely) 계열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도 올해 캐나다에 딜러 6곳을 열 방침이다.

로터스의 칭펑 최고경영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수백 대를 팔기 위해 딜러 6곳을 낸다"고 말했다. 국영 완성차 창안자동차도 캐나다 진출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가동 중이다.

49,000대 쿼터의 속내… 미국이 경계하는 이유

캐나다의 중국 전기차 수용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깊어진 외교 갈등과 맞닿아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관세 압박과 병합 위협 발언에 맞서 의도적으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통상 정책을 전환하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 허용은 그 일환이다.

캐나다는 지난 1월 연간 4만 9000대의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0%보다 크게 낮은 6.1% 관세를 적용하는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 물량은 5년에 걸쳐 7만 대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미국 자동차업계 단체인 자동차혁신연맹(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은 이 조치를 "중국 브랜드가 미국 시장으로 뚫고 들어올 수 있는 뒷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내 중국 브랜드 공장 허용에도 강하게 반대했다.

단체 측은 로이터에 "중국 자동차를 수입하든 미국에서 생산하든, 미국 자동차산업이 직면하는 경제적 왜곡과 안보 위험의 본질은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주재 특사인 피트 훅스트라는 최근 "중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온 차량이 미국 국경을 넘는 일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차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캐나다 자동차 데이터 분석 업체 캐나다 블랙 북(Canadian Black Book)의 전략 시장 인사이트 담당 이사 대니얼 로스는 로이터에 "미국이 없으면 캐나다 시장은 중국 업체에게 재정적으로 거의 매력이 없다"며 "캐나다만 보고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환율 조건도 불리해 채산성 자체가 낮다는 것이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5월 초 중국 생산 모델 3를 약 4만 캐나다달러(약 4330만 원)에 캐나다에서 팔기 시작했다. 미국산 모델 3 판매가의 절반 수준이다. 지리 계열 볼보도 중국산 전기차를 캐나다로 수출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발이 묶인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캐나다에서 딜러 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미국과 캐나다 양국에 걸쳐 영업망을 운영하는 대형 딜러 그룹들과 관계를 넓히고 있다.

미국이 중국차에 문을 열게 되는 날, 그 영업망은 국경을 넘어 자동으로 확장될 구조다. 체리의 장구이빙 사장은 "적절한 시점에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한다"는 말로 그 시나리오를 공개적으로 그려 보였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