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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광물 확보전, '매장량'보다 '운영 역량'이 승부처… 한국 공급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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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광물 확보전, '매장량'보다 '운영 역량'이 승부처… 한국 공급망 비상

남미 광물 요충지, 에너지·물류 인프라 경쟁의 핵심 전장으로 부상
한국 배터리·철강 업계, 단순 투자 넘어 현장 운영 리스크 관리 및 탄소중립 대응 시급
남미의 광산 현장에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물류 시설이 결합된 친환경 운영 환경을 묘사한 전경.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남미의 광산 현장에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물류 시설이 결합된 친환경 운영 환경을 묘사한 전경.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 에너지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남미가 다시금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가장 치열한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광물 확보전이 단순히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을 점유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에너지 공급 안정성, 물류 인프라, 그리고 운영 효율성이라는 현장 역량이 프로젝트 수익성과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 아그레코(Aggreko)는 7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 '라틴 아메리카 광업의 새로운 방정식: 에너지와 운영 사이의 보이지 않는 한계'를 통해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진단했다.

이번 보고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칠레 등 남미 핵심 광산 현장에서 수십 년간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광업 및 에너지 현장 운영 전문가 21명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되어 현장의 실질적인 리스크를 담아냈다.

매장량보다 위험한 운영 리스크가 현장 가동률과 수익을 결정

남미는 구리와 리튬, 철광석 등 핵심 광물의 보고이지만, 보고서는 보유량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운영 역량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지목했다. 남미 상당수 광산은 전력망이 닿지 않는 원격지에 위치하여 자가발전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 운영 리스크가 막대한 비용 손실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아그레코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광산 현장에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여 가동이 중단되거나, 물류 인프라 미비로 수출 일정이 차질을 빚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 중 40%는 이러한 에너지 및 운영상의 제약이 프로젝트 생산성을 갉아먹는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광산을 개발하는 것보다 전력과 물류라는 운영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광산 실제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 것이다.

한국기업, 단순 투자에서 운영 주도권 확보로 전략 수정 필요

글로벌 광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한국 배터리 및 철강 업계의 자원 확보 전략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그동안 한국기업들은 남미 광산 프로젝트에 주로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했으나, 현지의 인프라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자원 확보에 성공하고도 생산 단계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한국의 배터리·철강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남미 현지의 에너지 부족 문제나 환경 규제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한국기업들이 단순 원자재 구매 계약을 넘어 현지 에너지 공급망 구축이나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를 통해 생산 과정의 운영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나 LG에너지솔루션처럼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 중인 한국기업들은 현지 운영 파트너십을 통해 운영 리스크를 직접 제어하는 방안이 필수적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하는 친환경 운영이 수출 경쟁력 좌우


생산 방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어떤 광물을 채굴하느냐를 넘어 생산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했느냐가 광물의 시장 가치를 좌우한다.

유럽연합이 시행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강화되는 글로벌 탄소 규제는 남미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품 생산 과정은 물론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광물을 생산하는 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남미 광산들이 전력망 연결 부족으로 자가발전이 불가피한 환경에서, 이를 화석연료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우선순위를 점하는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자원 가치보다 생산 조건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남미는 여전히 핵심 광물 공급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 요충지다. 그러나 미래의 광물 전쟁은 지하 매장량을 먼저 선점하는 기업이 아닌, 에너지와 물류, 탄소 관리라는 복합적인 운영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기업이 승리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 산업계 역시 단순 수입선 확보라는 단기적 접근에서 벗어나 현지의 에너지 인프라와 규제 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원 가치보다 생산 조건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한국의 공급망 다변화 성패는 바로 이 현장 운영 역량의 내재화에 달려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