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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12단서 8단 후퇴 검토…삼성·SK하이닉스 수율이 판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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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12단서 8단 후퇴 검토…삼성·SK하이닉스 수율이 판 가른다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에 8단 HBM4E·12단 HBM4까지 대안 올렸다
2027년 HBM 출하 50~60% 늘어도 수요 못 채운다…가격 결정력은 공급사
고적층 수요 밀리며 하이브리드 본딩 후퇴, 제덱은 두께 1000㎛ 논의
엔비디아가 3분기부터 차세대 가속기 루빈 울트라의 메모리 사양을 12단 HBM4E보다 낮은 대안까지 넓혀 검토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적층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3분기부터 차세대 가속기 루빈 울트라의 메모리 사양을 12단 HBM4E보다 낮은 대안까지 넓혀 검토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적층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엔비디아가 3분기부터 차세대 가속기 루빈 울트라의 메모리 사양을 12HBM4E보다 낮은 대안까지 넓혀 검토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적층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만 트렌드포스는 최근 2027D램 공급난과 12HBM4E 검증 일정 불확실성을 원인으로 분석했고, 두 회사는 가격 결정력을 쥔 채 수율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엔비디아가 적층 단수를 낮추려는 까닭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루빈 울트라 기준 사양을 12HBM4E로 유지했다. 3분기 들어 셈법이 바뀌었다. 검토 대상에 8HBM4E, 12HBM4, 8HBM4가 함께 올랐다. 최종 사양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2027D램 부족으로 공급사가 HBM에 돌릴 웨이퍼가 줄어든다. 둘째, 12HBM4E 검증 일정과 수율 상승 속도가 아직 불확실하다.

엔비디아가 사양을 낮춘다면 적층 단수를 줄이는 쪽을 택한다. 이 세대의 1차 목표는 데이터 입출력 속도다. 물량 확대는 뒷순위다.

숫자로 보면 갈림길이 뚜렷하다. HBM4E 검증이 일정대로 끝나면 루빈 울트라 입출력 속도는 14~16Gbps로 올라간다. 앞 세대 루빈은 8~11.7Gbps였다. 검증이 늦으면 HBM4 설계 최적화로 11~12Gbps에 머문다.

수요 위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포스는 2027HBM 비트 출하가 50~60% 늘어도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본다. 공급사가 가격 결정력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자체 인공지능(AI) 칩의 메모리 용량을 낮추는 쪽을 검토한다.

두께가 풀리자, 하이브리드 본딩도 뒤로 밀렸다


고적층 수요가 밀리면 패키징 로드맵도 흔들린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D램 사이의 범프와 접착제를 없애고 구리 배선을 직접 붙이는 기술이다. 칩 두께를 줄여 더 많이 쌓고, 열도 잘 빼낸다. 업계가 HBM4E부터 필수라고 본 이유다.

전제가 바뀌었다. 제덱은 HBM3E까지 패키지 두께를 720마이크로미터()로 묶었다. HBM4에서는 775㎛로 올렸다. 20단을 쌓는 HBM5에서는 900㎛에서 최대 1000㎛까지 올리는 방안을 논의한다. 확정 표준은 아니다.

두께가 풀리면 D램 간격을 극한까지 줄일 이유가 사라진다. 범프를 없애는 명분도 약해진다.

발열에도 우회로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히트패스블록(HPB), SK하이닉스는 iHBM이라는 방열 소자를 각각 공개했다. 코어 다이 옆에 열을 빼내는 소자를 따로 붙이는 구조다. 두 회사 모두 HBM5 적용을 목표로 시험한다.

다만 이 기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통로가 다시 두 배로 늘어나는 세대에서는 하이브리드 본딩 없이 간격을 맞추기 어렵다. 두 회사가 연구개발을 접지 않는 배경이다.

전선은 베이스 다이로…삼성 4나노 대 TSMC 3나노


경쟁의 축은 스택 최하단의 로직 베이스 다이로 옮겨갔다. HBM4에서 데이터 통로가 2048개로 늘었다. 이전 세대의 두 배다. 신호를 통제하는 다이가 메모리 공정을 떠나 로직 공정으로 넘어간 이유다.

삼성전자는 212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다. 1c D램과 자체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결합했다. 회사는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른 속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핀당 처리 속도는 11.7Gbps.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검증된 공정만 쓰던 전례를 깼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 다이를 TSMC 12나노 공정에 맡겼다. HBM4E 베이스 다이에는 TSMC 3나노 계열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는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다. TSMC3나노 기반 커스텀 HBM4E 로직 다이의 전력 효율이 두 배로 오른다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HBM4E 베이스 다이를 TSMC에 맡긴다.

샘플 경쟁은 3주 차이로 붙었다. 삼성전자는 529HBM4E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에너지 효율을 앞 세대보다 16%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618일 같은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보냈다. 열 저항을 HBM4보다 약 17% 낮췄다. 두 제품 모두 핀당 최대 16Gbps를 내세웠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축적한 양산 역량을 HBM4E에서도 잇겠다고 말했다.

방열 개선 폭이 두 자릿수로 나온 점이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본딩 없이도 발열 목표를 맞출 여지가 생겼다는 뜻이다.

지켜볼 지표 세 개


첫째,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 최종 사양 확정 시점이다. 둘째, 12HBM4E 검증 통과와 수율 곡선이다. 셋째, 제덱의 HBM5 두께 한도 결정이다.

승부는 더 높이 쌓는 쪽이 아니라, 고객이 요구한 속도를 정해진 일정에 맞추는 쪽으로 기운다. 12단 수율 한 자리가 사양과 물량을 동시에 바꾼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