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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핵심 데이터를 中 장비에?"… 파키스탄 최초 '국립 AI 데이터센터' 가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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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핵심 데이터를 中 장비에?"… 파키스탄 최초 '국립 AI 데이터센터' 가동 논란

파키스탄 군부 연계 기업 Sky47, 9,000만 달러 투입해 라왈핀디에 '카라코람-01' 개소
中 통신장비 공룡 ZTE가 핵심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공급… 셰바즈 샤리프 총리 전 부처 도입 지시
전문가들 "대중국 기술 종속 및 안보 취약성 심화 경고" vs 정부 측 "운영권은 파키스탄에" 팽팽
2021년 2월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ZTE 부스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2월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ZTE 부스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로이터

파키스탄 정부가 국가 핵심 행정 데이터를 통합 저장·처리하기 위해 야심 차게 구축한 첫 국립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개소했으나, 핵심 인프라와 장비 일체를 중국의 통신장비 대기업 ZTE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지에서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을 둘러싼 거센 안보 논쟁이 촉발되고 있다.

8월 1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디지털 인프라 기업 Sky47은 지난달 말 파키스탄 육군 본부가 위치한 군사 요충지 라왈핀디(Rawalpindi)에 첫 번째 AI 기반 데이터센터인 ‘카라코람-01(Karakoram-01)’을 공식 개소했다.

총 8.5메가와트(MW) 전력 용량을 갖춘 이 센터는 약 9,000만 달러(약 1,274억 원)가 투입되었으며,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총리와 군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Asim Munir) 육군 참모총장이 개관식에 직접 참석해 전 연방 정부 기관의 즉각적인 시스템 이전을 명령했다.

군부 지배 기업 주도 속 ZTE 인프라 전면 채택… '화웨이식 종속' 우려

논란의 핵심은 해당 시설이 단순한 민간 상업 시설이 아니라 파키스탄 정부의 핵심 기밀과 공공 데이터를 총괄하는 주권 인프라이며, 그 핵심 뼈대를 중국 ZTE가 공급했다는 점이다.

Sky47은 파키스탄 군이 통제하는 파우지 재단(Fauji Foundation) 산하 마리 테크놀로지스가 지분 60%를 소유한 군부 연계 기업이다. 이 회사는 카라코람-01을 시작으로 카라치(5MW)와 라호르에도 연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증설할 계획이다.

현지 IT 및 안보 전문가들은 ZTE에 대한 의존도가 파키스탄의 통신 인프라를 장악했던 화웨이의 전철을 밟아 향후 중국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키스탄 랩터 게임즈의 임란 칸 대표는 "ZTE가 정부 자문과 후속 공공 조달을 독점하면서 국가 통신망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피야 사얀키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협력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과거 대북·대이란 제재 위반 및 감시 시스템 제공 이력이 있는 ZTE의 핵심 장비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파키스탄은 장기적으로 데이터 규제와 국가 정책을 중국의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받는 지정학적 노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운영·암호화 키는 파키스탄 통제" 반박… 거버넌스 개선 효과 강조


반면 정부 측과 일각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안보 우려가 과장되었다며 데이터센터의 국산화 통제권을 강조하고 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하비불라 칸은 "ZTE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행하는 일반적인 하드웨어 인프라 납품 파트너일 뿐"이라며 "실제 시스템 운영과 관리, 암호화 키 관리 및 접근 거버넌스는 파키스탄 법률과 보안 감독 아래 Sky47이 100% 독자적으로 통제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데이터가 해외 클라우드가 아닌 자국 영토 내에 보관됨으로써 얻는 이점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키스탄 정부가 체계화된 공공 빅데이터를 직접 관리함으로써 행정 효율성을 개선하고, 고질적인 지역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디지털 주권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키스탄 최초의 국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ZTE 인프라 도입과 디지털 주권 충돌은, 향후 ‘중국의 일대일로(BRI) 디지털 실크로드 확장에 따른 글로벌 신흥국의 기술 종속 리스크’와 더불어 ‘지정학적 동맹 속 데이터 안보와 인프라 효율성 간의 줄타기’를 보여주는 핵심 거시 테크 안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