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마라톤 신기록 세운 중국 로봇, 이제는 '초정밀 손'으로 공장 삼킨다

글로벌이코노믹

마라톤 신기록 세운 중국 로봇, 이제는 '초정밀 손'으로 공장 삼킨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자율주행 부문에서 인간 기록 경신
정부의 대규모 지원과 부품 공급망 확대를 바탕으로 압도적 가격 경쟁력 확보
로봇 손 정밀 제어 등 실용성과 신뢰성 검증으로 산업 현장 투입 가속화
중국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손.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손. 사진=연합뉴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인간의 기록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두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로이터는 8월 22일(현지시각) 과거 대학생 동아리 활동 수준에 머물던 중국 로봇 경진대회가 국가 첨단 기술력을 과시하는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지방 정부 행사에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진화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초기 대회는 푸젠성 지방 정부와 산업협회가 후원하는 소규모 대학생 행사 수준이었다. 당시에는 바퀴 달린 소형 로봇이 사전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축구를 하는 단순 연산 기능 구현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2015년 베이징에서 제1회 세계로봇컨퍼런스를 개최하며 로봇 산업을 국가 우선순위 과제로 격상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로봇 공학을 첨단 제조업의 왕관을 장식할 보석으로 지칭하면서 산업 육성에 속도가 붙었다.

당시 시연한 배드민턴 로봇은 1990년대 영국 국방 연구진이 개발한 물체 궤적 추정 기술과 2010년대 거리 이미지 센서를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하프마라톤에서 증명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기술의 도약은 야외 실전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025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최초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는 기술 한계가 뚜렷했다. 당시에는 기계 오작동이 많아 엔지니어들이 로봇 옆에서 함께 달려야 했다.

반면 2026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5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의 하프마라톤에서는 참가한 100여 개 팀 가운데 47개 팀이 완주에 성공했다.

유니트리 H1 로봇은 보조 인력의 동행 없이 결승선을 스스로 통과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플래시를 앞세운 치톈다셩 팀은 자율주행 부문에서 하프마라톤 코스를 50분 26초 만에 주행하며 완주했다. 이는 당시 기준 인간 남자 하프마라톤 세계 기록(57분 20초) 대비 약 7분 단축된 성적이다.

사족보행 로봇 분야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과 정부 지원


애널리스트들과 기업 경영진들은 이 같은 가파른 성장이 보조금과 부품 비용 하락에 힘입은 공급망 확대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2021년 로봇 산업 5개년 계획은 연구개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약속하며 중국을 글로벌 로봇 혁신의 원천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샤오미가 출시한 로봇 개 사이버독의 가격은 약 1500달러(약 208만 원)다. 반면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판매하는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가격은 7만 5000달러(약 1억 410만 원)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은 사족보행 로봇 분야에서 미국 제품 대비 약 50분의 1 가격을 앞세워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정밀 제어 기술 추가로 산업 현장 투입 준비


2026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는 로봇 손의 정밀 제어 능력을 평가하는 종목을 새로 도입했다. 로봇들은 나사 조이기와 병뚜껑 열기, 핀셋으로 미세한 구슬 집기 같은 고난도 과제를 수행했다. 로봇 손 제작과 제어는 섬세한 힘 조절이 필요해 기계 공학 분야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손꼽힌다.

대회 종목이 정밀 작업으로 바뀐 배경은 프로토타입 단계를 넘어 실제 환경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산업적 요구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저가 부품과 보조금으로 외형 성장을 이룬 중국 로봇 산업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완전히 검증받기 위해 정밀한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