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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총재 “AI 투자 과열·레버리지 확대,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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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총재 “AI 투자 과열·레버리지 확대,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키울 수 있다”

베일리 FSB 의장, G20에 서한…“국경 넘어 확산하는 무질서한 시장 조정에 취약”
AI 기업·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 상호투자도 경고…사이버 리스크까지 금융권 위협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투자 열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I 관련 자산의 높은 가치평가에 레버리지 투자와 시장 쏠림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인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시장은 여전히 국경 넘어 확산할 수 있는 무질서한 조정 가능성에 취약하다"고 적었다고 FSB가 31일 밝혔다.

베일리 총재가 주목한 위험은 한 가지가 아니다. 국채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에 사모부채 시장의 위험이 더해진 데다 AI 관련 투자 과정에서 자산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국채시장에서는 국채 발행 규모가 늘고 만기가 짧아지는 가운데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레버리지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사모부채 시장의 취약성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예상치 못한 충격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투자 열풍과 관련해서는 높은 자산가치뿐 아니라 시장의 집중도와 투자 주체 간 연결성이 문제라고 봤다.

AI 기업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사이에서 상호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단일 부문에 그치지 않고 서로 연결된 투자 구조를 통해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베일리 총재는 프런티어 AI의 등장으로 금융 리스크의 구조 자체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첨단 AI 기술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인프라와 연결돼 있고 공통으로 사용하는 기술·인프라 제공업체가 존재한다. 국가 간 금융활동까지 얽혀 있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위험으로는 사이버 보안을 지목했다. 베일리 총재는 프런티어 AI가 사이버 공격의 속도와 규모, 비용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신뢰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관리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여러 지역에서 첨단 프런티어 AI 모델의 개발과 활용을 관리할 수 있는 공통된 프로토콜이 마련되지 않아 금융 부문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나타난 레버리지 확대도 경계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차입을 활용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추세 추종형 투자전략의 활용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기관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잠재적인 전염 위험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이들 기관이 국채시장에도 상당한 노출을 갖고 있을 경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사이에서 충격이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레버리지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지만 시장 방향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손실 역시 증폭시킨다.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되면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베일리 총재는 단순히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이나 AI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현상만을 문제 삼은 것은 아니다.

높은 자산가치와 시장 집중도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사이의 상호투자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내부의 연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개별 시장의 조정이 다른 자산군이나 금융기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하나의 취약성이 다른 취약성을 연쇄적으로 자극하는 ‘복합 충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일리 총재는 레버리지 확대가 금융 사이클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강조했다. 상승 국면에서는 자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지만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 하락 폭 역시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투자 확대 자체보다 고평가된 자산, 높은 시장 집중도, 레버리지, 기업 간 상호투자, 사이버 리스크가 동시에 겹쳐 있는 구조​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더 큰 위험이라는 게 베일리 총재의 판단이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