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서두를 필요 없다”…WSJ “장기금리 급등 자체가 경제에 긴축 효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이 주택시장부터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까지 미국 경제 전반의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고 있다며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여지가 커졌다고 1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미 10년물 국채와 3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모두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장기 시장금리가 이미 가파르게 오르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것과 비슷한 긴축 효과가 경제 곳곳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윌리엄스 “서두를 필요 없다”…10월 인상 확률 급락
윌리엄스 총재는 “9월 회의에서 취한 정책 조치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향후 경제지표를 확인할 시간이 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부의장 역할을 맡고 있어 그의 발언은 시장에서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WSJ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반영하는 10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윌리엄스 총재 발언 이후 38%까지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 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당시 연준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줄 두 경제지표 가운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고용보고서 발표가 남아 있었다. 이후 나온 PCE 물가지수는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고 WSJ는 평가했다.
◇ 국채금리 급등이 대신하는 '긴축'
WSJ는 표면적인 물가와 고용 수치만 보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논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실업률은 4.1%이고 연준이 중시하는 PCE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런 수치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상이 통상적인 정책 대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함께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도 상승한다. 이미 부진한 주택시장에는 추가 부담이 되고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은 건설·장비·전력 공급 기업에는 막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AI 자체도 장기적인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 소비에 미치는 가장 즉각적인 영향 가운데 하나는 AI 관련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자산 효과라고 WSJ는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 불어난 자산이 고소득층 소비를 떠받치면서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 효과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 AI 주가가 떠받친 소비…고용 체감은 악화
JP모건체이스 인스티튜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투자계좌에서 당좌예금 계좌로 돈을 옮긴 사람의 비중은 2019년 같은 달보다 거의 두 배로 늘었다.
다만 이런 '부의 효과'는 높은 주가가 유지돼야 지속될 수 있다. 임금소득에 주로 의존하는 가계에는 주가 상승의 혜택이 간접적으로만 전달된다.
고용시장에서도 공식 지표와 소비자의 체감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WSJ는 현재 미국 고용시장을 대규모 해고도 없지만 신규 채용 역시 느린 상태라고 진단했다. 콘퍼런스보드의 9월 소비자신뢰 조사에서는 '일자리가 충분하다'는 응답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 간 격차가 5년여 만에 가장 크게 악화됐다.
결국 연준이 직면한 문제는 물가가 여전히 목표보다 높다는 점과 시장금리 급등이 이미 경제에 상당한 긴축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는 데 있다.
WSJ는 최근의 장기금리 급등과 일부 경기 약화 신호를 고려하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경기 약화 신호가 이후 더 뚜렷해질 경우 연준이 추가 인상을 늦출 근거도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