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소비자·중소기업 17곳, 구형 메모리 공급 축소 빌미로 3배 손해배상 집단소송 제기
- 피고 3사 9월 전면 기각신청서 제출… 인공지능 설비 전환 따른 자연적 품귀 맞서 법적 방어
- 2022년 연방항소법원 감산 기각 판례 속 셔먼법 1조 불법 합의 입증 여부가 최대 분수령
- 피고 3사 9월 전면 기각신청서 제출… 인공지능 설비 전환 따른 자연적 품귀 맞서 법적 방어
- 2022년 연방항소법원 감산 기각 판례 속 셔먼법 1조 불법 합의 입증 여부가 최대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금융 분석 매체 트레이딩키는 6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접수된 소송에서 피고 3사가 지난 9월 2일 소송 기각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법원의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인공지능 수요 급증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원고 측의 담합 혐의 제기로 비화된 사건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정 운용과 글로벌 소송 대응 전략에 직접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법원에 셔먼법 위반 소송 제기…피고 3사 전면 기각 신청
원고인 미국 소비자 14명과 중소기업 3곳은 지난 6월 25일 3대 메모리 제조사를 상대로 미국 셔먼법 제1조 위반을 주장하며 집단소송 지위 승인과 함께 징벌적 3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고 측은 제조사들이 2022년부터 공조해 구형 범용 D램 공급을 고의로 축소하고 고대역폭메모리 투자를 명분 삼아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지난 9월 2일 공동으로 소송 기각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적 방어에 들어갔다. 피고 측은 시장 수요 급감에 대응한 독자적 감산과 인공지능 서버 수요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이었을 뿐, 기업 간 불법적인 가격 담합이나 생산량 조율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업황 급변과 공급망 재편…4년간 700% 폭등 주장의 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2022년 4분기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 여파로 글로벌 D램 매출이 전분기 대비 32.5% 급감하는 심각한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인공지능 서버 구축 열풍과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축적이 맞물리며 가격 반등이 나타났다. 구형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2025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45%에서 50% 상승한 데 이어 2026년 1분기에는 93%에서 98%까지 치솟았다.
원고 측은 4년간 레거시 D램 가격이 약 700% 폭등했다는 점을 들어 담합의 정황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레이딩키는 소장에 적힌 세부 계산 기간이 2024년 3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로 국한돼 소장 자체의 기간 설정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고대역폭메모리는 단일 칩 생산 대비 실리콘 관통전극과 첨단 패키징을 거치며 동일 용량 기준 훨씬 많은 웨이퍼를 소모한다. 선단 공정 집중이 자연스럽게 범용 라인의 웨이퍼 투입 감소를 유발한 구조적 배경이 존재한다.
미국 반독점 선례와 한국 반도체 가치사슬 파장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미국 반독점법상 '평행 행위'를 넘어선 명시적 '합의'의 입증 여부다. 셔먼법 제1조에 따른 위법성을 입증하려면 피고 기업들이 동일한 시장 압박에 반응해 각자 내린 독자적 판단이 아니라 상호 간에 체결된 구속력 있는 담합 합의를 증명해야 한다.
미국 제9연방항소법원은 지난 2018년 제기되었던 D램 담합 집단소송에 대해 2022년 판결을 내리고,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 나타난 동시 감산이나 설비투자 축소 등 평행 행위만으로는 불법 합의를 추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소송을 기각한 확고한 판례를 세운 바 있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 5세대인 HBM3E와 6세대인 HBM4 선점 경쟁을 위해 클린룸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 있다. 법원이 피고들의 기각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공정 전환에 따른 사법 리스크는 조기에 차단될 수 있다. 반면 원고 측 주장이 법원에서 일부 인용되어 본격적인 증거 개시 절차로 진입할 경우 내부 생산계획 문서 제출과 경영진 증언 등 사법 비용이 발생하며 라인 운영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2005년 미국 법무부 D램 담합 조사 당시 삼성전자가 3억 달러(약 4047억 원), SK하이닉스 전신인 하이닉스가 1억8500만 달러(약 2495억6500만 원)의 형사 벌금을 납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한국 업계는 소송 진행 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3분기 서버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에서 18%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와 메모리 제조사들의 공정 전환 속도가 향후 글로벌 D램 가격 안정화 궤도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