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돌파구로 '토큰증권' 낙점… 제도화 앞두고 인프라 선점 경쟁
플랫폼 제휴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투자까지…생태계 확보 총력전
플랫폼 제휴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투자까지…생태계 확보 총력전
이미지 확대보기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2월 토큰증권 법제화 시행을 앞두고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기업과의 인프라 연동과 빅테크와의 플랫폼 시너지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에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 채권, 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까지 아우르는 토큰화 인프라 구축 계획이 새롭게 포함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단순 중개를 넘어 계좌관리기관, 유통 플랫폼 운영, 상품 구조화 등 다방면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대폭 확장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인 '체인링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체인링크의 데이터 표준 기술과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CCIP(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프로토콜)를 도입해 우량 실물자산(RWA)을 토큰화하고 유통한다는 구상이다.
KB증권은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 및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옵티미즘 파운데이션’과 3자 MOU를 맺었다. 우선 기관투자자용 토큰화 MMF(머니마켓펀드)를 선보인 뒤, 향후 주식·국고채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토큰화 흐름에 기관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메리츠증권 역시 디지털 자산 도입에 분주하다.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업 ‘리플(Ripple)’과 손잡고 기관용 토큰화 인프라와 ‘리플 커스터디(수탁)’ 솔루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옵티미즘’과도 협력해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 금융자산이 유통·결제되는 구조를 실증(PoC)하고 있다.
토큰증권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되던 결제 인프라를 혁신하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유진투자증권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비토즈(BEATOZ)’와 협력해 토큰증권 청약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개념검증(PoC)을 추진한다. 증권의 권리 변동은 온체인에서 이뤄지면서 대금은 기존 은행망을 거쳐야 했던 이원화 구조를 탈피해, 청약부터 정산까지 단일 블록체인 흐름으로 처리하겠다는 시도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그룹(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과 손잡고 대규모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자지갑(월렛) 등 핵심 인프라 공동 구축은 물론, 토큰증권 유통과 스테이블코인 연계, 다각적인 금융서비스 마케팅에 카카오의 압도적인 플랫폼 지배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코빗과의 기업결합 승인을 마무리 지으며 스테이블코인 및 RWA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거래소인 OKX벤처스와 함께 코인원의 지분 약 20%를 확보하며 공동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토큰화 자산 시장의 1단계 성장은 현재 국채와 MMF가 주도하고 있으나, 향후 시장의 핵심은 주식 등 전통 자산의 토큰화로 확장될 전망이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생태계 선점이 핵심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시선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7년 2월 제도 시행 이후 토큰증권 발행·유통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는 계좌관리기관, 유통 플랫폼, 상품 구조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단기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의 사업영역 확대와 수익원 다변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재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bce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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