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일반아파트 매매거래도 관망세...설이후 청약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상황 바뀔수도
이미지 확대보기분당 정자동의 한 중개업자의 말이다. 그는 “최근 매스컴에선 새로운 담보대출 시행으로 기존 아파트값이 수천만원 이상 떨어졌다고 말하는데 실상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20~30평대 아파트는 가격이 내려갔다기보다는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정중동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된 상황이라 어느정도 대출규제에 대한 영향은 선 반영됐고, 호가가 조정받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20평형대 신혼부부용 아파트를 분당에서 구입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는 한 모씨(34)는 “작년 말보다는 올해가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 돌아다녀봤지만, 전셋값이 집값의 80%까지 부르는 상황이다 보니 중소형 평형대는 거의 작년 말이나 비슷한 것 같다”며 “다만 40평형대 이상 큰 아파트들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지금도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 침체가 대출규제뿐만이 아닌 작년부터 대두되고 있는 공급과잉에다 미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반영된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한 것이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2월부터 대출규제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당장 집값이 폭락하거나 상황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방과 달리 수도권에선 전셋값 강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설 이후 건설사들의 신규분양이 본격화되면 기존 매매시장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이달부터 시행된 담보대출 규제는 이미 시장에 어느정도 선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주택거래 시장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주택거래도 감소하고 매매값도 보합세를 띠고 있지만, 설이후 건설사들의 신규분양이 시작되면 집단대출은 영향이 없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시장 분위기가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출규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아울러 작년까지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던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등도 최근엔 일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달 대출규제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이미지 확대보기강남권 재건축단지 중 작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송파 헬리오시티(구 가락시영)’는 단지규모만 9500여 가구로 대단지에다 3.3㎡당 분양가가 당초 예상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순조롭게 계약까지 완판된 바 있다. 현재는 분양권 전매제한으로 입주권 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개포주공 1단지와 둔촌주공 등 아직 이주가 시작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들은 집단대출이 아닌 일반 대출규제에 해당되기 때문에 현재 거래가 급감하면서 호가가 4000만~5000만원 전후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개포역 주변의 한 중개업자는 “작년 시장이 한창 좋을 때 기준으로 보면 요즘 일부 자금사정이 안 좋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세가 5000만원 이상 떨어진 단지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마도 대출규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지역이 아직 이주가 시작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역 주변의 또 다른 중개업자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고 작년 호가도 많이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에 대출규제에 해당하는 단지들은 그만큼 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작년 하반기까지 분양권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한 위례신도시 아파트들은 최근 일부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물량이 늘어나 프리미엄도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는 대부분 집단대출을 적용받기 때문에 이번 대출규제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매수세 위축으로 작년만큼의 오름세는 꺾인 상황이다.
위례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했던 래미안도 지금은 프리미엄이 1억원 전후로 주춤한 상황이고, 다른 단지들도 프리미엄이 더 이상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는 대출규제 영향보다는 집단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물량이 늘어나 분양권 거래가 다소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위례에 비해 동탄2신도시는 최근 한 건설사가 청약률이 저조하자 분양자체를 취소하거나 작년 말부터 일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작년 상반기 많게는 5000만~1억원까지 붙어있던 분양권 프리미엄도 현재 상당수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 2신도시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지난달 신안종합건설이 계약자가 단 2명에 불과하자 분양자체를 철회하면서 분위기가 더 다운됐다”며 “작년말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분양했던 ‘푸르지오 3차’와 ‘e편한세상’ 등도 일부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기존 프리미엄이 붙어있던 단지들도 매수문의가 줄고, 거래도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작년 말 KTX개통 기대감으로 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있던 우남퍼스트빌이나 포스코 더샵 등도 요즘엔 30평형대 기준 4000만 원가량 떨어졌다”며 “이들 단지들은 이미 입주가 끝나 집단대출이 아닌 일반대출로 매매해야하기 때문에 이번 대출규제를 적용받은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남 재건축단지와 위례, 동탄 등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았던 신도시들과는 달리 일반 기존 아파트들은 시세가 많이 떨어졌다기보다는 거래자체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교와 분당, 수지, 광교로 이어지는 수도권 역세권 남부지역은 최근 신분당선연장선 개통으로 개발호재가 반영되면서 매매값이 많이 올랐지만, 최근엔 거래문의가 줄고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다.
판교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작년 말까지 오른 시세가 올 들어서는 거의 변동자체를 논의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거래문의가 줄었지만, 집주인들도 급매로 잘 내놓지 않고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 시세가 떨어지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신분당선 연장선역이 신설된 수지나 광교신도시 아파트들도 시세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30평형대의 경우 전셋값이 많게는 매매시세의 80%이상까지 치솟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전세값보다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교에서 전세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다는 최 모씨(55)는 “요즘엔 40~50평형대 전셋값이나 30평형대 전셋값이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중소형 전세물건이 귀한 것 같다”며 “전셋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이참에 매매로 갈아탈까 고민도 되지만, 대출도 부담이 되고, 경기가 더 안 좋아진다는 얘기가 많아 망설여진다”고 전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강남 재건축과 신도시들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아직 입주 전이기 때문에 시장이 좋아지면 호가가 오르다가도 시장이 위축되면 다시 내려가기도 해 변동성이 큰 편이라 일반 매매거래와 별도로 판단해야한다”며 “현재 상황에선 대출규제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할 것 같다는 예상만 할 수 있을 뿐 실제 체감하기까진 설 이후 2~3월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로선 단순 매수자뿐만 아니라 매도자 입장에서도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시세변동을 예측하기가 힘들고 일반거래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