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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00원대 달러약세 장기화 조짐…한은, 3차추경에 국채 매입시점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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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00원대 달러약세 장기화 조짐…한은, 3차추경에 국채 매입시점 저울질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내린 1197.70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내린 1197.70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속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100원대로 내려가면서 '달러 약세'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23조8000억 원을 적자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하면서 최근 국고채 시장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다. 시장은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조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5원 내린 1191.2원으로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한 3월 이후 줄곧 12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6.39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세계적으로 달러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102.82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글로벌 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렸고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의 저축 부족과 재정적자 등이 드러나면서 달러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를 구성하는 통화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약 60%)하는 것이 유로화인데 최근 유럽은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의 경기 회복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디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전국적 시위까지 겹치며 달러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이 내리막길을 걷기보다는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수출 등 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환율이 1180~1210원 선에서 맴돌 것”이라며 “오는 3분기 수출지표가 얼마나 개선될지가 환율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한은의 국고채 매입 조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이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1.5% 수준에서 한은이 매입에 나설 명분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은은 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적극적으로 채권 매입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규모, 매입 시기에 대한 정보는 없는 상태다. 매입 조건으로 제시된 ‘불안정’에 대한 정의도 모호해 채권시장은 한은의 매입 시점을 잘 예측해야 하는 새로운 불확실성에 놓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년물 기준 1.45∼1.50% 수준에서 한은의 단순 매입 발표 이행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도 국고채 10년물과 기준금리 격차가 100bp(1bp=0.01%) 가까이 확대될수록 한은의 매입 명분이 강화된다고 보고 있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