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홍콩 주식시장에 2차 상장한 중국 인터넷 기술 기업 바이두(百度·Baidu)가 23일 다른 중국 기술 기업들에 비해 평평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면서 최고 1.2% 오른 후 상승 폭을 줄여 결국 252.2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첫 거래에서 0.08%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번 홍콩 기업공개(IPO)에서 공모가 252홍콩달러(약 3만6000원)에 9500만 주(클래스 A)를 발행해 239억4000만 홍콩달러(약 3조4700억 원)를 조달했다.
브록 실버스 카이위안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바이두의 IPO는 회사의 전망에 대한 시장의 미온한 시각을 반영한다"면서 "바이두는 거대한 기술 혁신 기업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 3대 인터넷 대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바이두는 알리바바·텐센트에 비해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바이두는 AI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바이두는 현재 AI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 AI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최근 1~2년간 잇따라 홍콩 시장에도 상장했다. 2019년 11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홍콩 상장이 기폭제가 됐다.
바이두는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홍콩에 추가 상장하는 15번째 회사다. 중국 영상 스트리밍 회사 빌리빌리도 나스닥 상장에 이어 홍콩 2차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바이두는 지난 2019년부터 홍콩 주식시장 2차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상장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홍콩행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홍콩 주식시장에 IPO 봇물이 터지면서 수급 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이같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의 주식 공모가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암울한 분위기는 더욱 커졌다.
IPO 기업들이 많아지면 자금이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에 몰리면서 유동성이 제한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모주들 간 치열한 수요예측 경쟁도 불가피하다.
또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는 때에 상장하면서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커얀 싱가포르 DZT리서치 총괄 책임자는 "미국 국채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과 본토 주식 매도세 때문에 홍콩으로 들어가는 투자금 유입이 간접으로 줄고있다"면서 "이에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시장에서는 바이두의 전기차, 반도체 등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사업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루밍 애퀴타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바이두의 새로운 사업에 시장은 많은 것을 걸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자동차 관련 매출을 보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플랫폼기업 감독이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두를 포함한 12개 중국 대표 IT 기업들은 최근 규제 당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각각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싱가포르 DZT리서치의 커얀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약화하고 있다"면서 "금리 스티프닝(장단기 금리차 확대)과 본토 주식에 대한 매도세 때문으로 이는 홍콩으로의 투자금 유입을 간접 축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이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해 1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7개 기업 가운데 상장 첫날 하락한 종목이 2개였고, 하나는 보합, 2개 종목은 소폭 오르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비슷한 규모의 기업이 상장했을 때 첫날 상승률 평균은 19%였고, 2019년에는 48%였던 것과는 대조된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에서 바이두 주가는 동부시간 오후 1시 40분(한국시간 오전 2시 41분) 2.81% 하락한 258.6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