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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웨이브 vs 티빙 '시빌워'…넷플릭스 견제·동반성장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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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웨이브 vs 티빙 '시빌워'…넷플릭스 견제·동반성장 긍정적

'연합군' 결성하고 대규모 콘텐츠 투자 강행…미디어 시장 재편 속도
외국계 OTT 성장 견제하며 시장 영향력 확보…왓챠 독자노선도 효과

웨이브, 티빙 메인화면.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브, 티빙 메인화면.
치열하게 경쟁하던 국내 OTT업계가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국산 OTT 전통 강호였던 웨이브에 티빙이 연합군을 형성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티빙은 최근 네이버가 400억원 지분 투자로 참여하면서 판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 ENM과 지분 맞교환을 단행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티빙에 대한 투자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이어 티빙과 네이버의 첫 협업 사례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티빙을 결합한 상품을 3월 출시했다.
또 올해 초 JTBC스튜디오는 티빙에 200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로 합류하게 됐다. 양사의 협력으로 최근 JTBC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샤크: 더 비기닝’이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되기도 했다. 또 JTBC 프로그램 ‘방구석1열’과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해 8월 중 방송한다. 지난달에는 티빙 오리지널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사계’가 JTBC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싣는 티빙은 네이버와 JTBC스튜디오를 파트너로 얻으면서 힘을 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티빙은 SVOD(구독형 VOD) OTT 중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에 밀리며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주주인 CJ ENM의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 초에는 tvn ‘대탈출’과 ‘더 지니어스’를 만든 정종연 PD의 ‘여고추리반’이 방송됐으며 CJ ENM이 제작한 영화 ‘서복’은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특히 ‘서복’은 극장 개봉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넷플릭스로 향하던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티빙은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HBO맥스와 협력해 중남미 지역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도 제작한다. CJ ENM을 통해 그동안 확보한 K-팝 콘텐츠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출범 초창기부터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연합군으로 출범한 웨이브는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지상파 드라마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웨이브는 2019년 ‘펜트하우스’ 제작사인 스튜디오S와 MOU를 체결하고 드라마에 대한 OTT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펜트하우스’는 시즌이 공개될 때마다 높은 시청률로 드라마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SBS ‘모범택시’와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방송한 KBS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준수한 시청률과 함께 완성도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모기업 SK텔레콤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웨이브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한다. 현재 웨이브는 첫 자체제작 오리지널 콘텐츠인 정치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제작해 올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또 2023년 기업공개(IPO) 후 2024년 상장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정욱 웨이브 코퍼레이트센터장은 "2023년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하고 2024년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 시기가 되면 유료가입자 500만~600만명을 확보하고 매출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는 콘텐츠 투자 경쟁과 함께 공동 과제와 정책 이슈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2월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OTT음원저작권대책협의체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부장과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 허승 왓챠 이사(왼쪽부터)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왓챠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브와 티빙, 왓챠는 콘텐츠 투자 경쟁과 함께 공동 과제와 정책 이슈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2월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OTT음원저작권대책협의체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부장과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 허승 왓챠 이사(왼쪽부터)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왓챠

◇ ‘경쟁구도’ 긍정적…넷플릭스 견제효과 커


웨이브와 티빙의 경쟁체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닐슨코리아클릭 집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웨이브 월간 순 이용자(MAU)수는 373만명, 티빙은 334만명으로 3월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790만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특히 젊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던 넷플릭스는 티빙의 콘텐츠 투자로 주 타깃에서 위협을 받게 됐다. 티빙은 아이돌을 앞세운 예능과 함께 나영석, 정종연 등 익숙한 PD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으로 10대, 20대 젊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웨이브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고 평균 시청시간에서는 넷플릭스에 앞서고 있다.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오월의 청춘’ 등 지상파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 영역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웨이브와 티빙은 왓챠와 함께 올해 3월 한국OTT협의회를 출범하고 OTT 정책 이슈와 공동 과제에 대응했다. 그동안 한국음원저작권협회와의 음원 저작권 이슈와 정부부처에 늘어나는 OTT전담부서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나선 것이다. 현재 정부부처 중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OTT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3사는 공동 과제에 대한 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콘텐츠를 통한 경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왓챠는 영화팬들을 위한 고전영화를 대거 확보하면서 ‘가짜사나이’, ‘좋좋소’ 등 유튜브 스트리머와 협업한 콘텐츠도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5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를 공개하는 한편 4K UHD 콘텐츠와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HDR10+ 등 최신 영상 및 음향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