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제로금리, 무제한 양적완화(QE)와 같은 부양 정책이 이제 서서히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기로 방향을 틀고 있어 앞으로 모기지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사상최저 모기지 금리 속에 급격히 뛰었던 미 주택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CNBC는 24일 모기지뉴스데일리를 인용해 가장 보편적인 모기지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이번주 초 평균 3%를 넘었고, 23일에는 3.10%까지 뛰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만해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2.93%에 그쳤다.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것은 연준의 FOMC 영향이다.
연준은 21~22일 FOMC에서 '조만간'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내년 중에는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2024년까지 0.25%포인트씩 6~7회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것으로 FOMC 위원들은 예상했다.
연준은 현재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미 재무부 국채에 800억 달러, 나머지 400억 달러는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주택유동화증권(MBS)를 사들이는데 투입된다. MBS는 모기지를 크게 묶어 섞은 뒤 이를 다시 쪼개 금융상품화 한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따르지는 않지만 시장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 느슨하게 연계돼 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7월 2일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테이퍼링에 따른 MBS 매입 축소 전망,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에 더해 모기지 금리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 경제 전반 흐름에도 영향을 받는다.
모기지뉴스데일리의 매튜 그레이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모기지 금리가 붕괴한 배경은 바로 코로나19였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접종, 신규확진 급감으로 인해 올해 초 모기지 금리가 급등했고, 7월에는 델타변이 확산으로 모기지 금리가 다시 떨어진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은 "다른 요인들 변화에 따라 속도 등에 변동이 있기는 하겠지만 모기지 금리는 팬데믹이 잦아들면 뛰었다"면서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세는 델타변이 약화에도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달궈질대로 달궈진 미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전 경험에 비춰보면 여전히 사상최저 수준의 금리라고는 해도 미 주택 가격이 워낙에 치솟은 터라 주택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주택 구입자들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집을 샀기 때문에 모기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심각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미 집 값은 지금까지 신축주택, 기존주택 할 것 없이 2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모기지 금리 상승과 높은 집 값 속에 주택 구매력이 가장 낮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시장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
지난달 주택 거래에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차지한 비중은 고작 29%로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5%를 웃돌았다.
미 주택시장에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비중은 약 40%를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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