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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OTT 자율등급제' 소비자도 이득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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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OTT 자율등급제' 소비자도 이득본다?

업계, 시의성 맞춘 다양한 콘텐츠 시도
콘텐츠 선택폭 확대…비용 부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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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OTT 콘텐츠 제작시 세액 공제를 지원받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OTT 업계 입장에서는 큰 숙제 하나가 해결된 셈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OTT 업계에서는 가장 대표적으로 영상물 자율등급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영상물 등급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모두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어 트렌드에 예민한 OTT 콘텐츠는 공개 시기를 놓쳐버릴 수 있다.

OTT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영상물 등급을 OTT 자율에 맡기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자율등급제는 업계뿐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혜택이 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한국OTT포럼이 개최한 정기 세미나에서 권남용 쿠팡 부장은 “최근 이상헌 의원께서 대표 발의하신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법 개정안’을 보면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정부가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지정하고 3년이나 5년마다 재지정하는 것보다 자체등급분류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한다거나 자체등급분류 결과에 오류가 있을 때 개선하도록 하는 방안들을 마련하는 게 실질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OTT 사업자가 그에 맞춰 등급 분류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등급 분류는 OTT 사업자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개하기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콘텐츠 순환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의 경우 해외와 공개일정을 맞출 수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일부 작품에 한해 해외와 공개일정이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이용자들이 크게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는 미국과 콘텐츠 공개일정이 최대 수개월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스타워즈: 비전스'는 한국에서는 올해 2월 심의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상당수의 콘텐츠들이 심의 일정을 이유로 북미 지역보다 늦게 공개됐다.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이처럼 한국에서만 공개가 늦어지는 콘텐츠들이 많아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에 대해 심의일정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평균 1~2주 정도 걸리는 심의일정을 고려하면 그보다 훨씬 더 늦어지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나 '스타워즈' 등 국내에 여러 팬을 가진 콘텐츠들이 많아 공개일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국내 한 '스타워즈' 팬은 "OTT라면 전 세계 동시공개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개하기로 한 국가에는 동시에 공개돼야 하지 않나"라며 "디즈니플러스에 ‘OTT’라는 이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 OTT들도 자율등급제가 시행되면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사전등급 심의로 소요되는 1~2주의 시간이 사라질 경우 시의성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할 수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사전에 등급 심의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시의성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어려웠다"며 "자율등급제가 시행되면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이용자들도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웨이브의 경우 지상파 3사가 참여한 만큼 방송사 콘텐츠를 수급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는 심의를 통해 방송사와 동시에 공개될 수 있지만,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사와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

이 같은 사정은 왓챠도 마찬가지다. 왓챠 관계자는 "현재 사전심의 체계에서는 똑같은 프로그램의 제목만 바꿔도 새로 심의를 넣어야 한다"며 "자율등급제가 시행되면 OTT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편집하고 새로운 장면을 추가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인 ‘검은 태양’은 방송사 버전과 OTT 버전이 다르다. 이 경우 방송사 버전과 별개로 심의를 다시 넣어야 하기에 기간이 2배로 소요되지만, 자율등급제가 되면 이 같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여러 OTT에서 찾아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왓챠 관계자는 "사전심의에 대한 부담이 줄 게 되면 각 OTT별로 더 많은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고 소비자들 역시 하나의 OTT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