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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레드·그린' 30주년...세계 최고 캐릭터 IP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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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레드·그린' 30주년...세계 최고 캐릭터 IP의 출발

매출 214조원 전설의 시작…3138만장 팔린 히트작
512KB 용량에 '151마리 몬스터' 넣는 도전 정신
고전적 RPG에 '친구와 함께 수집하는 재미' 더해
게임 넘어 '함께하는 문화'…닌텐도 정체성의 상징
게임보이용 '포켓몬스터 레드(왼쪽)'와 '포켓몬스터 그린' 패키지 이미지. 사진=닌텐도이미지 확대보기
게임보이용 '포켓몬스터 레드(왼쪽)'와 '포켓몬스터 그린' 패키지 이미지. 사진=닌텐도

세계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이자 1500억 달러(약 214조 원)의 매출을 창출해온 세계 1위 미디어 프랜차이즈 IP '포켓몬스터'. 이러한 전설의 출발점이 된 게임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 오는 27일 출시 30주년을 맞이한다.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은 시리즈 전체의 시작을 연 작품이자 게임 타이틀 기준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다. 지난 1996년 2월 출시된 레드, 그린 버전과 같은 해 10월 출시된 블루 버전까지, 게임보이와 닌텐도 3DS 버전을 통틀어 누적 판매량 3138만 장을 기록했다. 9세대에 걸쳐 수십 개의 포켓몬 게임들이 출시됐으나 레드·그린과 블루의 누적 판매량 기록을 깬 타이틀은 아직 없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포켓몬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은 아니었다. 포켓몬의 기원이 된 게임으로 닌텐도가 지난 1989년 패미콤 게임으로 출시했던 턴제 전투 RPG '마더'를 꼽을 수 있다.

모자를 쓴 아이가 주인공이며 어머니와 함께 사는 2층집에서 모험이 시작된다. 또 8종의 기념물(마더의 '멜로디', 포켓몬의 '체육관 뱃지')을 모으는 핵심 서사 구조, 기술을 쓰는 데 횟수 제한(PP)이 있다. 이는 두 게임의 대표적 공통점이다.

포켓몬스터 레드·그린만의 차별점은 151종의 각양각색 괴물들을 투입해 '수집'의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게임 패키지의 용량이 4Mbit(약 512KB)에 불과했던 당시 기준 151종의 전혀 다른 캐릭터 설정과 그래픽 요소를 넣는다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다.

게임의 개발을 맡은 게임프리크의 창업자 타지리 사토시는 포켓몬 개발 중 "이 게임이 마리오를 능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리오 시리즈의 아버지이자 당시 닌텐도의 개발본부장이었던 미야모토 시게루 역시 이 말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사내에서 100마리 이상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게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한 마리도 포기할 수 없고 모두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개발사를 적극 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도쿄 소재 요미우리랜드에서 올 2월 5일 개장한 '포케파크 간토' 입구의 조형물.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에 등장한 포켓몬 다섯이 주인공이 됐다. 왼쪽부터 피카츄와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이브이. 사진=포케파크 간토 공식 X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소재 요미우리랜드에서 올 2월 5일 개장한 '포케파크 간토' 입구의 조형물.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에 등장한 포켓몬 다섯이 주인공이 됐다. 왼쪽부터 피카츄와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이브이. 사진=포케파크 간토 공식 X

포켓몬이 제시한 혁신은 단순히 '수집'에서 끝나지 않았다. 게임프리크와 닌텐도는 출시 시점에 한 패키지에 150개의 몬스터를 모두 집어넣는 대신 일부 몬스터를 분리, 레드 버전과 그린 버전에 다르게 투입했다. 이 의도된 '미완성성'을 보완하기 위해 게임기기 간 통신 케이블을 연결, 포켓몬을 교환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오프라인에서 친구와의 만남, 소통을 유도한 이 시스템은 게임을 혼자 즐기는 것을 넘어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는 문화'로 확장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는 포켓몬, 나아가 닌텐도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정체성으로 확립됐다. 더불어 마니아층에게는 완성된 게임을 갖기 위해 2개의 분리된 타이틀을 모두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BM)로 상업성까지 극대화했다.
여기에 이듬해 포켓몬스터 TV애니메이션까지 세계적인 히트에 성공하며 포켓몬은 게임을 넘어 거대한 미디어믹스 '공룡'으로 거듭났다. 인형과 완구 시장, 거래형 카드 게임(TCG) 시장 등 실물 상품 시장을 석권했으며 포켓몬 빵과 같은 식품 분야는 물론 실사 영화,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방위로 뻗어나갔다.

30년의 세월 동안 끝없이 성장해온 포켓몬의 뿌리는 여전히 게임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시리즈 최신작 '포켓몬스터 레전드 Z·A'는 2개월 만에 123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여전한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지속적인 게임 개발을 통해 포켓몬의 수는 최초의 151마리에서 현재 1025마리까지 늘어났으며 '메가 진화', '지역 별 변종' 등 게임 속 시스템을 통한 기존 포켓몬의 재발견, 재상품화 역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