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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의회, FTC에 중국의 틱톡 사용자 정보 접근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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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의회, FTC에 중국의 틱톡 사용자 정보 접근 조사 요구

애플·구글, 앱 스토어에서 틱톡 삭제 요구 거부할 듯
짧은 동영상 기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짧은 동영상 기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인기 동영상 앱 틱톡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마크 워너 위원장(민주)과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6일(현지시간) 미 정부 규제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공동으로 서한을 보내 틱톡이 미국인 사용자 정보 관리 실태와 관련해 거짓 발표를 했는지 조사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최근 미국 언론 매체 버즈피드는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용자 정보에 수시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원 정보위는 이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지 FTC가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FTC는 불공정 또는 부당 비즈니스 행위를 조사해 기소할 수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29일 애플과 구글에 중국 당국이 사용자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없애라고 요청했다. 브렌던 카 FCC 커미셔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구글 모기업)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중국 회사인 틱톡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했다.

카 커미셔너는 이 서한에서 틱톡이 애플과 구글의 앱 스토어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틱톡많은 양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정교한 감시 도구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카 커미셔너는 애플과 구글이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삭제하지 않으면 7월 8일까지 해명서를 FCC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6일 애플과 구글이 아직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틱톡을 자사 앱 스토어에서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이 모호한 답변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카 커미셔너의 요구를 거절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카 커미셔너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그런 일 (앱 스토어에서 삭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미국 규제 당국의 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는 틱톡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앱 스토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고, 한때 틱톡 매각 협상이 진행됐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이 트럼프 전 정부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짧은 동영상 기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틱톡 미국 사용자 정보를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 저장하기 시작했다고 지난달 18일 밝혔다.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 당국이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려고 미국 기업 오라클과 계약을 체결했다.

틱톡은 “미국 사용자 정보 디폴트 저장 장소를 변경했다”면서 “미국인 사용자 정보의 100%가 오라클에 저장된다”고 밝혔다. 틱톡은 그동안 일부 정보를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해왔다.

틱톡은 미국인 사용자의 백업 자료가 미국 버지니아주와 싱가포르에 당분간 저장될 것이나 이 자료는 오라클로 이전 작업이 끝나면 모두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이 데이터 삭제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오라클 인프라에 데이터를 저장하게 되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이 자료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미국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면서 바이트댄스틱톡을 분리하라고 요구한 지 약 1년 반 만에 이 결정이 나왔다. 틱톡과 오라클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데이터 저장 방안을 협의해왔다.

워너 미 상원 정보위원장을 비롯한 미국 의원들은 틱톡이 미국인 사용자 정보를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 당국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