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스토리의 시나리오플래닝·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 주문
최재원 수석부회장 “CEO들이 조직 혁신·중장기 비전 소통 직접해야”
최재원 수석부회장 “CEO들이 조직 혁신·중장기 비전 소통 직접해야”

SK그룹은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최 회장 주재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8월 열리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 등과 함께 SK그룹 내 CEO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연례 회의다. 이날 회의에도 최 회자을 필두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그룹 내 주요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목발을 짚고 회의에 참석한 최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미∙중 경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각종 위험 변수들과 기회 요인에 맞춰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축구경기를 사례로 든 최 회장은 "축구 선수들이 여러 상황에 맞는 세트플레이를 평소 반복해 연습하면 실전에서 골로 연결시킬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SK그룹 역시 다양한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전사 시스템과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룹의 주요 재무전략 중 하나인 파이낸셜스토리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과 민감하게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파이낸셜 스토리에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에 맞춰 조직과 자산, 설비투자, 운영비용 등을 신속하고도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경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사인포스트(Signpost∙징후)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변한다”면서 “징후들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적이고도 체계적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SK 구성원들이 충분히 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 경영환경이 탄력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별 파이낸셜스토리도 다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발빠르게 진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침체에 대한 글로벌 전략 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하나의 시장이 아닌,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 됐다”면서 “그 시장 하나하나에 SK의 의미와 상황을 담아낼 필요성이 생겼다”고 전제했다. 이어 “SK 관계사 별로 대응에 나서기는 힘들기도 하고 속도도 잘 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의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각 시장 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주요 CEO들도 각 사별 대응책 및 전략들을 공개하며 화답했다.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클로징 스피치를 통해 “무엇보다 CEO들이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을 주도하고, 파이낸셜 커뮤니티 등 외부에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직접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고 파이낸셜 스토리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그동안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자산 효율화 등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 제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