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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험료, 72% 폭등…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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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험료, 72% 폭등…상승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기차 보험료가 급등해 전기차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은 충전중인 테슬라 전기차.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보험료가 급등해 전기차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은 충전중인 테슬라 전기차. 사진=AP/연합뉴스
전기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이를 주춤하게 하는 요인으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싼 보험료가 거론되고 있다.

2023년 11월 기준, 한국의 전기차 보험료는 일반 내연 자동차 보험료보다 약 18%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보험료는 94만 3000원이고,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비전기차의 평균 보험료는 76만 2000원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물가 인상에 따라 모든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됐지만, 상대적으로 전기차 보험료 인상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온라인 보험 비교 사이트인 ‘컨퓨즈드 닷 ’에 따르면, 자동차 평균 보험료는 지난 12개월 동안 약 734달러에서 약 1158달러로 대략 58% 증가했다. 휘발유 및 디젤 자동차는 29%, 전기차 보험료 인상 폭은 72%로 급증했다. 전기차가 약 2.47배나 더 올랐다.

수리 난이도·부품 부족이 주원인


전기차 보험료가 크게 인상된 데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전기차 수리 난이도와 부품 부족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터리, 모터 등 부품 비용이 많이 들고, 부품 수급도 용이하지 않다.

영국 보험사 협회(Association of British Insurers)에 따르면 전기차 수리 비용은 가솔린 및 디젤 엔진에 비해 25.5% 더 비싸고, 수리 시간은 14% 더 길다. 특히 배터리 교체 비용은 약 1만 2545달러에서 3만 7635달러에 달한다.

한국도 2020년 12월 기준 전기차 평균 수리비는 237만 원으로, 내연기관차의 평균 수리비(181만 원)보다 약 31% 더 비싸다. 또한, 전기차의 평균 부품비도 146만 원으로, 내연기관차의 평균 부품비(97만 원)보다 약 50% 초과한다.

둘째는 전기차의 비싼 가격이다. 보험사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의 가격을 기준으로 차량 손실이나 파손에 대비해 일정액의 보험료를 징수한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비싼 보험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의 경우 2023년 3월 기준 전기차 평균 배기량은 약 1.6 리터, 내연기관차 평균 배기량은 약 1.8 리터로, 비슷한 배기량 기준 전기차 평균 차량의 가격이 내연기관차 평균 가격보다 약 14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보험업계, 전기차 보험상품 판매 점차 늘려


보험료를 산정하기 위해선 수리 비용과 사고 이력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차의 부품 수급이 원하지 않아 수리 비용 산정이 어렵고,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지 않아 사고 예측 데이터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보험사는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보험의 대세라고 보고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기차 보험은 아직 초기 단계로, 상품을 개발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기술이 발전하면 보험료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전기차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의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과 ‘전기차 초과 수리 비용 지원 특약’, 삼성화재의 ‘전기차 플랜’을 비롯해 KB손해보험도 전기차 운전 고객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보험사들이 전기차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자체 보험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은 테슬라가 직접 만든 전기차를 대상으로 하며, 운행 차량 정보는 물론, 상세한 운행 정보, 운전자 습관 그리고 운전 보조 시스템 적용 여부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자동차 보험이다.

특히,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하면 보험료가 낮아진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전기차 보험료 인상,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기차 보험료의 인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전기차 보급 확대 흐름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하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분명한 사실은 전기차 보험료의 인상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전기차 전환 확대를 위해 보험사와 정부, 자동차 제조사 등이 전기차 보험가격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전기차 사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사고 유형과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전기차 보험료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