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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은행들, 부동산 지원으로 큰 손실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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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은행들, 부동산 지원으로 큰 손실 가중

중국 베이징의 인민은행(PBOC) 본부 앞에서 준군사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의 인민은행(PBOC) 본부 앞에서 준군사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은행들이 부동산 부문과 지방정부 지원에 대한 정부의 대출 요구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국의 대형 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회사들을 지원하면서 부실이 전이되자 자금 흐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대량 해고까지 고려하고 있다.
서구 은행과 달리 대출 규모와 지원 부문에 대해 정부 지시를 받는 중국 은행들이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중국 정부로부터 부동산 부문과 지방정부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주요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규모는 약 7조195억 달러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실 우려에 노출되어 있다. 여기에 예대금리차도 2023년 1분기에 중국 상업은행이 1.74%로 떨어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솟는 불량 대출에다 기록적인 낮은 이자율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은행으로 하여금 부동산 개발업자에 처음으로 무담보 대출을 제공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될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 부채 연장, 부실화 위험이 높은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한 지원,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기타 정책에 사용하도록 약 9조 달러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추가로 무담보 대출을 검토하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자 중 대다수는 채무불이행 상태이거나 위기에 처해 있어 이런 무담보 대출이 실제로 진행되면, 은행의 부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중국공상은행(ICBC)과 기타 10대 주요 은행은 내년에 부동산 개발사에 대출한 자금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확보하는 실정이다.

이 자금의 규모는 약 890억 달러로, 이는 2024년 예상 사전 충당금 이익의 21%에 해당하며, ICBC의 2023년 순이익의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ICBC와 기타 10개 주요 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중국 주요 은행들은 부실화를 막고 자금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성장 목표를 낮추고 일자리를 줄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일부 소규모 대출기관은 저금리 대출 여력이 없는 상황에 수익 감소가 예상되자 이에 대비해 직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익명의 한 은행은 올해 대출 부서의 400명 직원 중 50%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은행가들은 정부의 이런 요구가 재정과 운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자 수익이 9월에 1.73%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부실 대출은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은행 부실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가 위축되면서 ICBC를 포함한 4대 국영 은행 주식은 실제 가치의 30% 정도라는 사상 최저치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은행가들은 더욱 빈번해지고 때로는 모순되기도 하는 정부의 규제 지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중국 인민은행에 의해 소환되거나 공격적인 대출로 인해 국가 금융규제관리국으로부터 처벌받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한다.

일부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사에 대출을 늘리기 위해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높은 지방정부융자법인(LGFV)에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 쓰촨성 한 대형 은행 현지 지점의 신규 기업 대출 중 약 80%를 LGFV에 배정했다고 말한다. 대출 연장을 통해 채무불이행 위험을 지연시키면서 이자 수익을 얻으려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국 정부는 은행들의 수익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세 번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대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급준비율 요건을 두 차례 인하하도록 안내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대출금리 인하를 상쇄하고, 수익 하락을 막는 데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사들은 은행이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 조달을 강화하라는 중국 규제당국의 움직임이 '위험한 조치'라고 경고하며, 국가 금융 서비스 및 신용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 은행만이 아니다. 가장 큰 위험은 수많은 지방은행일 수 있다. 해당 은행들은 지방정부와 LGFV의 부채 위기로 대략 3010억 달러의 자본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예측했다.

부동산 지원은 너무 위험해서 일부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대출을 늘리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회사에 대한 은행 대출을 줄이고 있다. 규제당국의 처벌보다 부실에 대한 위험을 더 크게 보는 것이다.

결국, 대형 은행은 모두 정부 소유이고, 재정 수입의 주요 원천이라서 은행가들이 정부 지침을 최대한 따르겠지만, 부실 대출에 대한 책임도 막중해 대출 확대에 조심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대출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은행가들에 부실 대출 책임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지나친 대출 관여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수용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앙은행이 상업은행들에 무이자 자금을 제공해 대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