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적 요소 중심 채용 확산…컬처핏·협업력 중시
스펙터, 동료 평판을 '채용 판단 기준'으로 구조화
MZ 구직자 "MBTI보다, 평판이 더 정확한 나 보여준다"
스펙터, 동료 평판을 '채용 판단 기준'으로 구조화
MZ 구직자 "MBTI보다, 평판이 더 정확한 나 보여준다"

최근 채용 시장에서는 학벌이나 자격증 같은 정량적 스펙을 넘어 '조직 적합성(Culture Fit,컬처 핏)'과 협업 능력 등 정성적 요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원자의 실질 역량과 태도를 입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평판 기반 커리어 포트폴리오'가 새로운 평가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인재 채용 플랫폼인 링컨 리크루트먼트(Lincoln Recruitment)의 인사 채용 책임자 리 도헤니(Lee Doheny)는 지난달 "기술 역량은 면접까지 데려올 수 있지만, 조직에 남게 하는 것은 '조직적합성'"이라며, "이제 채용은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과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장은 지난 3월 열린 '대한민국 바른채용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2025년의 채용 트렌드 1위는 '조직적합성'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강조되는 '적합성'은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의 태도와 역량, 기여도처럼 정량화되지 않는 요소들은 기존 이력서나 면접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평판 기반 채용 도구'가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실명 기반 커리어 포트폴리오 플랫폼 '스펙터(Specter)'다.
스펙터는 실명 기반의 동료 평판을 중심으로, 구직자가 자신의 업무 역량과 조직 적합성을 신뢰도 높고 입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펙터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시계열로 누적되는 평판 데이터 구조를 통해 구직자의 장기적인 커리어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는 "채용은 이제 단순한 스펙 비교가 아니라, 기업과 지원자가 서로의 적합성을 탐색하는 과정이다"며, "자신의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신뢰 기반의 자기 증명 시스템으로서 스펙터가 기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펙터의 강점은 △실제 재직 여부 인증 △평판 제출 후 수정 불가 구조 △평판 제공자와의 협업 이력과 대화 빈도를 '밀접도'로 수치화해 신뢰 지표로 제공하는 점 등이다.
스펙터 측은 "단지 누가 어떤 말을 썼는지가 아니라, 실제 함께 일한 기간과 커뮤니케이션 밀도를 기반으로 신뢰 점수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스펙터 이용자이자 대학생 인턴인 이모 씨는 인사권자 2명과 동료 1인의 평판을 사전에 수집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는 "나를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높은 신뢰를 함께 전달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해당 서비스를 활용한 BD(사업개발) 매니저 황준호 씨는 "직급이 높고 신뢰도 있는 분들로부터 받은 평판이 곧 커리어의 지표가 됐다"며 "이직 시 스펙터 링크를 새로운 회사에 그대로 제출하면서 반복 요청 없이도 자산처럼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콘텐츠 마케터 E씨는 "평판에서 도출된 성향 키워드를 중심으로 면접을 준비했더니 답변 흐름이 훨씬 자연스러웠고, 입사 후 조직 적응도 빨랐다"고 말했다.

스펙터 관계자는 "자기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라도, 함께 일한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진짜 능력치를 알릴 수 있게 된다"며 "단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실제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증명해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던 20대 구직자 A씨는 "자기소개서나 요즘 유행하는 MBTI보다 더 정확한 나를 보여주는 건 평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둘 다 '보여주고 싶은 나'를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 있지만, 주변 평판은 함께 지낸 사람들이 본 '진짜 나'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펙터는 프로젝트 참여 이력과 협업자 평판을 결합한 파워 프로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구직자가 이력서에 기재한 경력과 프로젝트 성과를, 실제 함께 일한 동료를 통해 검증 받을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스펙터 측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수치화하기 어려운 프로젝트 성과도 신뢰도 있게 입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