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4나노 계획 바꿔 2028년 목표 TSMC에 2년 앞서 '미국 최초' 노린다
현재 수율 40%… 안정적 양산 위한 수율 개선 시급
현재 수율 40%… 안정적 양산 위한 수율 개선 시급

WCCF테크, 폰아레나 등 IT 전문 매체들은 23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미국 최초의 '미국산' 2나노 공정 도입을 위해 테일러 공장의 생산 라인 준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삼성은 이 공장에서 4나노 공정을 2025년 양산할 목표였으나,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인허가 문제로 일정이 늦춰지자 첫 양산 품목을 2나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나노 전환 여부는 오는 3분기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 수정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칩과 과학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확보와 빅테크 기업들의 자국산 칩 조달 수요 증가에 맞춘 전략으로 풀이한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는 수입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 '70%의 벽'… 수율과 고객사가 성공의 열쇠
성공의 최대 변수는 수율과 고객사 확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뒤처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첨단 공정의 수율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현재 삼성의 2나노 공정 수율은 40% 수준으로 추정돼, 경쟁사 TSMC의 예상치인 60%를 밑돈다. 안정적인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통상 7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TSMC가 이미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은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2600을 우선 탑재하고 엔비디아 같은 신규 고객사 유치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 '미국 내 최초' 넘어 시장 영향력 확보해야
삼성이 TSMC를 2년 앞서 양산한다는 시간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율을 조기에 확보하고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다만 TSMC는 대만에서 이미 2025년 하반기부터 2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삼성이 '미국 내 최초'라는 상징을 넘어 실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까지는 기술과 판매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