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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8개국, 다음달 원유 생산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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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8개국, 다음달 원유 생산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 합의

수요 둔화 우려 속 시장 점유율 확대 노림수…국제유가 하락 가능성도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

8개국으로 구성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들이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하루 54만8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많은 규모로 글로벌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PEC+는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연합체다.

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CN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OPEC+ 산유국 중 8개국이 8월부터 기존보다 하루 54만8000배럴 추가 증산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이는 최근 3개월간 유지해온 하루 41만1000배럴 증산 속도보다 빠른 증가 폭이다.

이들 국가는 "글로벌 경제 전망이 안정적이고 시장 펀더멘털도 건전하다"며 "현재 낮은 원유 재고 수준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고 OPEC 사무국이 전했다. 러시아 정부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낮은 글로벌 재고량이 이번 증산 결정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산은 지난 2년간 자발적으로 유지해온 하루 220만배럴 감산분을 조기에 해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OPEC+는 이와는 별도로 하루 166만배럴 규모의 추가 자발적 감산을 내년 말까지 유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들 8개국은 애초 오는 9월까지 매달 13만7000배럴씩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지만 지난 4월부터는 증산 폭을 하루 41만1000배럴로 세 배 늘렸고 이번 8월부터는 다시 한 번 속도를 높인 것이다. 사우디는 내부 압력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증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와 UAE 등 걸프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를 외교 우선순위로 삼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 산유국의 생산 확대를 요구해왔다.

시장에서는 여름철 운전 수요와 사우디 내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요가 늘 가능성은 있으나 하반기 전체적으로는 공급 과잉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하반기에는 하루 평균 125만배럴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5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68달러(약 9만780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6달러(약 8만8110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S&P는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브렌트유가 50~60달러(약 6만6750~8만1000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WTI는 50달러(약 6만6750원)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같은 가격 하락이 경기 부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산유국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하고 있다. OPEC+는 다음 회의를 오는 8월 3일 개최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