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2분기 기업대출 2조 9400억 원 증가
은행권 하반기 기업대출 확대 기조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 0.77% 가계대출보다 0.3%P↑
은행권 하반기 기업대출 확대 기조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 0.77% 가계대출보다 0.3%P↑

6·27 대출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이 위축되자 은행권이 기업대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기업대출 총규모는 717조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세여서 우량 기업 위주의 대출 성장 기조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총 규모는 717조 3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2조 8000억 원 증가한 수치이며 상반기에만 2조 9400억 원이 늘어났다.
4대 은행 중 기업대출의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한 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상반기에 기업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5조 3000억 원이 늘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폭은 2위인 국민은행(4조 6000억 원)보다 7000억 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 비율 또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폭은 3.2%로 국민은행(2.5%)보다 0.7% 높은 수치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상반기에 기업대출이 406억 2000만 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작았던 것은 자산 리벨런싱 전략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리벨런싱을 실시하고 있어 상반기 기업대출의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부터는 은행권에서 집행할 수 있는 가계대출의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기업대출에 더욱 힘을 쓸 전망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하반기 대출 가능 규모는 지난 6·27 부동산 대책으로 3조 6000억 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 6·27 부동산 대책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으로 수도권 아파트 거래 건수가 줄어들어 가계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또한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99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21.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에 따라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특판 한도를 상향하거나 기업우대 금리프로그램의 한도를 올리는 등 기업대출 유치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중소기업과 소호 대상 특판 대출을 11조 2700억 원 상향 결정했다. 또 하나은행은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기업대출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기업 우대금리 프로그램의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의 이종민 부행장은 지난 2분기 KB금융지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대출 부분은 리스크 관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량 자산 위주의 성장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고 연간 6~7%대의 여신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며 기업대출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대출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 기조속에서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이다. 이는 가계대출 연체율(0.47%)보다 0.3%포인트(P) 높은 수치이다. 또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22년 3월(0.26%)부터 지속해서 증가해 연체율이 3배 가까이 늘었다. 그간 안전한 가계대출 중심에서 기업대출 중심 기조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기업대출 연체율은 은행권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