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유 귀국" 지시…한미, 수갑 착용 등 놓고 막판 진통
현대차 공장 차질 불가피…"미국 투자 주저할 것" 경고 나와
현대차 공장 차질 불가피…"미국 투자 주저할 것" 경고 나와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으로 붙잡혔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일주일 만인 11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이 탄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정오께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이륙해 한국에는 12일 오후 도착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돌아온 이들은 한국인 316명을 포함해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이다. 이들은 앞서 조지아주 남동부 포크스턴 이민 구금 시설에서 버스로 460km(285마일) 떨어진 애틀랜타 공항까지 이동했다. 지난 4일 단속 당시 붙잡힌 인원은 모두 475명에 이른다.
'수갑' 놓고 옥신각신…백악관 ‘개입’에 절차 중단
이번 송환을 두고 한미 양국이 물밑에서 긴박한 외교전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투자 기업이 공사나 설비 설치 때 단기 기술자가 필요한데, 미국에 그 인력이 없으면서도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면 앞으로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주저할 것"이라며 미국 비자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구금자들은 잔류와 귀국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이 과정에서 미국에 친척이 있는 한국인 1명은 잔류를 택했다.
미 이민·제조업 정책 충돌…한미 경제협력 '시험대'
사건이 불거지자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실은 성명을 내고 "1980년대 서울에 조지아주 무역사무소를 연 이래 40년 넘게 한국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76억 달러가 투입된 이 공장은 조지아주의 역대 최대 경제 개발 사업이다.
앞서 ICE는 단속 당시 일부 노동자들의 손과 발목, 허리에 족쇄를 채우거나 플라스틱 케이블 타이로 손을 묶는 장면을 공개해 국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사태는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외치면서도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모순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으로서는 필수 기술인력 투입이 막히면서 향후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이 한미 경제·외교 관계의 중대한 시험대로 떠오른 이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