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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 사회에 대한 삐딱이의 깽판 광대극 '변두리극장'…연희단거리패, 내달 3일부터 카를 발렌틴 원작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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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 사회에 대한 삐딱이의 깽판 광대극 '변두리극장'…연희단거리패, 내달 3일부터 카를 발렌틴 원작 공연

까를 발렌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희단거리패의 광대극 '변두리극장'
까를 발렌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희단거리패의 광대극 '변두리극장'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획일적인 사회에 대한 바보의 저항이자 삐딱이의 깽판을 보여주는 유럽식 민중소극 '변두리극장'이 공연된다.

시대의 뛰어난 작가를 선정하여 작가전을 기획해온 게릴라극장은 '하녀들'의 쟝주네에 이어 독일 희극작가 카를 발렌틴의 '변두리극장'을 오는 3월 3일부터 3월 26일까지 게릴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변두리극장'은 유럽의 민중소극 카바레트 드라마다. 오늘날 개그나 말장난과는 구별되며,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인간의 삶 전반에 대해 비판적 유머를 시도한다.

이 작품을 쓰고 직접 연기한 인물은 독일의 극작가 카를 발렌틴(Karl Valentin,1882-1948)이다. 극작가 브레히트와 다리오포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다.

1882년 독일 뮌헨 근교에서 태어난 카를 발렌틴은 카바레스트, 희극배우, 극작가, 영화제작자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1907년 1인 즉흥극 '수족관' '프랑크푸르터 호프', 1924년 '익살꾼 카바레'로 큰 성공을 거두고 1930년대 말까지 베를린 등지에서 뛰어난 희극배우로도 명성을 얻었다. 특히 발렌틴은 500여편이 넘는 단막극, 촌극, 1인극, 시나리오 텍스트를 남겼으며, 26개 작품의 전체 공연회수가 5969회에 이를 정도로 대중성을 지녔다.

그는 인간의 삶이 가진 모순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이를 웃음을 통해 비판했던 철학과 창작력을 겸비한 예술가로 평가된다. 그의 영향을 받은 베로톨트 브레히트는 "발렌틴은 '위트 그 자체'이며 '이 시대의 강렬한 정신적 인물 중의 하나'"라고 평했다. 발렌틴의 연기는 브레히트가 요구하는 서사적 연기의 전범으로, 무대를 단순화해 관객이 환상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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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릴라극장의 '변두리극장'은 철학적 심미적 주제와 날카로운 사회비판을 위트와 유머로 표현하는 게릴라식 막간극 혹은 촌극양식이다. 특히 '변두리극장'은 극장 안의 또 하나의 극장이 자리잡는 극중극 식으로 공연된다. 관객들은 공연장에 들어서기 전 광대들과 만나 애기하고 웃고 떠드는 순간을 경험하며 공연장에서는 극장 안의 변두리극장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즐기게 된다.

극장 악단은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3개월간 맹연습으로 탄생했는데, 이들은 실제 연주하고 뛰고 자빠지고 구르면서 광대를 연기한다. 이들의 연기는 획일적인 사회에 대한 바보의 저항이며 삐딱이의 깽판인 셈이다.
연희단거리패 2대 햄릿이자 배우장인 이승헌, 4대 햄릿이자 '갈떠나는 가족'의 이중섭역을 맡았던 윤정섭, 그리고 김아라나 신명은 박형승 이승복 최동혁 등이 참여하면서 미학적인 광대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한편 2015년 '백석우화'의 백석으로서 동아연극 신인연기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수상한 오동식이 연출을 맡은 '변두리극장'은 오는 3월 3일(금)부터 3월 26일(일)까지 게릴라 극장에서 공연된다.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3시(월요일 쉼).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