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潮浪)
孤雲 崔致遠 지음/銀朝 장현주 옮김
驟雪翻霜千萬重 취설번상천만중
往來弦望躡前蹤 왕래현망섭전종
見君終日能懷信 견군종일능회신
慙我趨時盡放慵 참아추시진방용
石壁戰聲飛霹靂 석벽전성비벽력
雲峰倒影撼芙蓉 운봉도영감부용
因思宗殼長風語 인사종각장풍어
壯氣橫生憶臥龍 장기횡생억와룡
▲ 그림=한오 서양화가
눈발로 달리고 서리로 휘날리길 천만번을 거듭하고
이울고 차오르는 달 따라 오가며 먼저 자취 밟네라
종일토록 그대 보느니 능히 믿음을 품었거늘
이 몸은 부끄러이 시류나 쫓아 나태하다네
석벽에 치받는 굉음은 벽력인듯 빗발치고
운봉으로 비낀 노을은 부용을 흔드노니
긴 파람으로 만리波를 휘젓겠다던 宗殼(종각)의 말이 떠오르고
웅장한 기운을 가로다지 일깨워 와룡을 기억코나
<別設>
믿음은
꺼내 보이려 하지 않기에 더 잘 보이고,
의지나 훈련 같은 것으론 제어되지 않는
천혜의 본성영역
*宗殼(종각)은 중국의 南朝(남조) 시대 사람이다. 어린 시절 그의 숙부가 장차의 꿈을 묻자 ‘거센 바람을 몰아 만리나 되는 파도를 마음대로 휘몰겠다’고 했다한다.
*臥龍(와룡)은 중국의 삼국시대 蜀(촉)나라의 재상인 諸葛亮(제갈량)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