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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부간 명의신탁, 사망한 배우자 상속인에게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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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부간 명의신탁, 사망한 배우자 상속인에게도 유효"

[글로벌이코노믹=조상은기자] 부부간 명의신탁 약정은 사망한 배우자의 상속인에게도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서모(57)씨가 자신이 살해한 후처의 아들 김모(35)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중 부동산 점유·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서씨는 1998년 A씨와 재혼한 뒤 A씨 명의로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와 인천 옹진군 임야 등 부동산을 사들였고 이 중 일부에 모텔을 지어 운영했다.

그러던 중 서씨는 2008년 A씨를 살해했고, 이로 인해 징역 7년을 확정판결 받아 복역 중이다.

그런데 서씨는 A씨를 살해한 것이 민법상 상속 결격 사유에 해당해 재산을 상속받지 못했고 재산은 대신 A씨가 전 남편과 낳은 아들인 김씨에게 모두 돌아갔다.

이에 서씨는 "상속 결격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부부간 명의신탁 관계였던 A씨의 재산상속인과 신탁 약정은 유효하고, 약정을 해지하면 김씨는 부동산 등에 대한 소유권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며 소를 제기했다.

1심은 "실질적으로 서씨의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점 등으로 미뤄 A씨에게 편의상 명의신탁한 점이 인정되고, 서씨의 약정 해지 의사표시로 김씨는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있다"며 서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다만 A씨가 사망한 뒤 김씨가 점유·사용해 온 모텔의 수입과 관련해서는 부당이득액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서씨와 김씨는 각각 항소했고, 서씨는 심리가 진행되던 중 약정이 무효로 인정될 경우를 대비해 A씨 명의 등기의 말소 또는 진정명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을 예비적 청구로 추가했다.

2심은 서씨와 A씨의 약정은 '부부간 명의신탁'에 해당해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김씨와의 약정은 부동산실명제법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명의수탁자인 김씨가 상속받은 부동산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 의무가 있다고 판시, 1심과 소유권 이전 의무 사유를 달리하면서도 서씨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모텔의 소유권도 서씨에게 있다고 보고 김씨에게 임대료를 지급할 것을 명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부부간 명의신탁이 일단 유효한 것으로 인정됐다면 그 후 배우자가 사망했더라도 약정은 배우자의 다른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와 피고간 약정이 무효가 됐음을 전제로 각 부동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은 부부간 명의신탁약정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원심에서 명의신탁해지라는 종전 청구를 유지하면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을 뿐 명의신탁약정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소유권이전)을 청구하지는 않았다"며 "원심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청구를 심판함으로써 처분권주의를 위반하는 잘못을 범했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