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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T 황창규 회장 '황의 법칙'에서 '황의 마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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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T 황창규 회장 '황의 법칙'에서 '황의 마법'으로?

이제 KT에 ‘황의 법칙’, 아니 ‘황의 마법’이 걸리는 것일까? 황창규(사진) KT(030200) 회장이 5개월 전 “하반기부터는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호언장담을 기어코 현실화시켰다.

이와 관련 KT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증가한 실적을 31일 발표했다.
또한 KT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도 5조9,556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최근 ‘단통법’ 우려도 있었지만, KT 실적이 하반기 들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KT 측은 “강력한 기업개선 작업을 통해 3분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회복해 나가고 있다”는 말로 실적제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KT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81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이러한 적자배경에는 지난 4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들어간 1조원 가량의 비용이 실적에 반영된 측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특히 KT의 1분기 실적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매출은 5조84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영업이익은 58.6% 줄어든 1520억원에 머물렀다.

앞서 KT는 이미 지난해 실적으로 창립 이래 초유의 603억원 당기순손실을 낸 상태였다. 또한 2월 자회사 KT ENS 직원 대출사기, 3월 1200만건 고객정보 유출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3월13일부터 불법 보조금과 관련 통신당국으로부터 4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KT를 바라보는 대내외적인 시선도 나빠졌다. 3월13일 한국신용평가가 KT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왓치리스트(Watchlist) 하향검토에 들어가는 등 신용평가업계가 KT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움직임을 보였다.
때문에 시장에도 KT의 향후 실적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KT의 구원투수로 지난 1월27일 취임한 황 회장은 ‘회심의 발언’을 했다. 그가 지난 5월 시장 전문가와 언론들을 모아놓고 “하반기부터는 더 좋은 실적을 내겠다”고 공언한 것. 게다가 그는 내년부터 실적 개선을 증명해보이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 자리에 모인 많은 기자들조차 황 회장의 이 같은 ‘호언장담’에 반신반의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의 말이 있은 지 꼭 다섯 달 후, KT는 보란 듯이 호실적을 내놨다.

/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