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근의 유통칼럼] 우리나라 라면이야기

기사입력 : 2016-07-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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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한국에너지공단 이사
근대 라면의 역사는 일본 닛신식품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 회장이 시작했다. 그는 미국의 밀가루 원조를 계기로 싸고 맛있고 오래가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아내의 튀김요리에서 착안하여 1958년 ‘순간유열건조법’을 발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라면 역사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의 ‘납면(拉麵·라미엔)’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 최초 도입한 사람은 삼양식품의 창업주인 고 전중윤 회장이다. 그는 일본출장 중에 라면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1963년 당시는 외화가 부족한 빈국이었기에 달러를 빌려 달라고 정부를 설득했던 것이다.

1960년대 대한민국은 자체 식량이 부족하여 부자들은 쌀밥이나 우동을 먹었지만, 일반 국민들은 수재비나 칼국수 등으로 연명하고 현장노동자들이나 실업자들은 5원짜리 꿀꿀이죽으로 연명하던 시절이라, 라면 1봉지 100g에 10원은 파격적 가격이었다. 그러나 시판초기 국민들은 평소 먹던 맛과 다른 국물과 생소한 조리방식 등에 별로 익숙하지 못했다. 1960년 후반부터 서민 음식의 대명사가 되면서 비로소 ‘보릿고개’를 넘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러한 식품문화의 변화에는 당시 박정희 정부가 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혼•분식 장려정책을 펼친 것이 직접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설탕과 밀가루에 의존한 제품생산이 전부였기에 라면은 원시적인 식품문화에서 벗어나는 계기였다. 특히 다양한 첨가물과 식용유로 튀겨진 면발이 노란 색깔로 어필되고 맛의 핵심인 스프는 양파와 마늘, 각종 야채와 고기 등으로 채워져서 60㎝ 전후 길이와 80가닥 전후의 면발이 조그만 노란 봉지에 포장되어 학생•직장인•노동자•군인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5미(五味)의 기름진 국물 맛’이 새로운 가치로 확대되면서 삼양식품은 무명기업에서 국민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양라면은 ‘소품종대량생산시대’에서 소비자•소매점에서는 꼭 필요한 상품이었다. 필자가 삼양식품에 입사했던 1977년에는 삼양라면의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어느 듯 라면시장은 남녀노소들이 누구나 즐기는 인기식품이 되어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라면의 1인당 소비량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우동•짜장•짬뽕•비빔•스파게티 등 다양한 맛의 상품으로 1위에 등극한 농심을 중심으로 오뚜기•삼양식품•팔도•풀무원이 경쟁을 벌이면서 2조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라면시장을 포함하여 인스턴트 가공식품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것은 1인 가구나 맞벌이가정이 증가하고 다품종소량시대를 넘어 맞춤형창조시대에서 DIY(do it yourself)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곱창이나 부대찌개에 면(麵)을 넣거나, 면발의 굵기와 성분에 따른 레시피(recipe)와 면(麵)조리방식 등 웰빙화를 통한 ‘모디슈머(Modisumer)화’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가정식대체식품(Home Meal Replacement, HMR)이 대세가 되고 있다. 즉 데우기만 해도 먹을 수 있는 만두•피자에서 즉석밥•반찬•찌개•케이크까지 시중에서 구입한 식품들이 메인에서 후식까지 점령한 것이다.

필자는 일주일에 3회 이상 먹는 라면요리에 달걀 1개와 양파, 김치 등을 가미하여 약간 달고 시원한 ‘국물 맛’이 나는 독창적 요리를 만들기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서 직접 요리하는 횟수가 줄고 있다. 그 이유는 나트륨과 포화지방 함량이 높고 영향에 불균형이 온다는 이유로 아내가 적극 말리기 때문이다. 아내는 라면을 많이 먹으면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여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서 지방간 위험과 고혈압 발병률을 높이고,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하여 필자에게 겁박을 주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했던 직장이 출판사에 이어 삼양식품이었기에 라면은 오랜 기간 나에게 육체적•정서적으로 만족을 주었다. 회고하면 1970년대 삼양라면 시장점유율이 90%였다. 그러나 1980년대 5분용기면과 안성탕면•너구리•짜파게티•신라면•비빔라면 등이 출시되면서 달라졌다. 당시는 20여개 상품과 거래처가 단순했다. 그러나 현재는 200여종 상품과 기존 대리점 중심에서 온•오프라인 대형마트•독립슈퍼•편의점•일반식품점 등 판매채널이 매우 복잡하다. 특히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트렌드와 새롭게 진화되는 상품에 대응하고 있는 라면업계의 경영전략에 주목한다.
임실근 한국에너지공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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