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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투자 주역, 유럽·일본 아닌 '역내 기업'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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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투자 주역, 유럽·일본 아닌 '역내 기업'으로 변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 내 투자의 주역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가 아닌 역내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이사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에서 여성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 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 내 투자의 주역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가 아닌 역내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이사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에서 여성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 내 투자의 주역이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가 아닌 역내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아세안 각국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유럽이나 미국, 일본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는 반면 역내 기업들은 내수 소비와 인프라 확대를 염두해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최근 "지난해 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을 제치고 아세안 내 투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면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UNCTA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난해 전 세계의 대 아세안 투자는 총 1199억 달러(약 133조1009억9000만원)로 역대 3번째로 많았다.

지역 별로는 아세안 기업의 비율이 전년대비 1.4%포인트 상승한 18.5%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선두였던 유럽연합(EU)은 2.8%포인트 줄어든 16.4%를 기록,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2.4%포인트 상승한 일본(14.5%)이 차지했고 4위 미국은 1.2%포인트 줄어든 10.2%를 기록했다.

한국은 4.7%(0.3%포인트 상승)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6.8%), 홍콩(4.5%)에 이어 아세안 투자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등의 자료를 살펴 보면 실제 아세안 기업들의 지난해 역내 투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미얀마의 양곤에 지난해 12월 오픈한 미얀마 플라자는 미얀마 최초의 대형 쇼핑몰이다. 5층 높이의 이 쇼핑몰 안에는 아디다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점포가 입점해 연일 쇼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미얀마 플라자를 개발한 곳은 베트남 부동산 대기업인 호앙 안 지안 라이(HAGL) 그룹이다.

쇼핑몰 옆에는 오피스 타워가 마련됐고 오는 2018년까지 고급 아파트도 건설될 예정이다. HAGL이 이 곳에 투자한 금액은 총 4억4000만 달러(약 4875억2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싱하' 브랜드로 잘 알려진 태국 대표 주류업체 분럿브루어리(Boonrawd Brewery)는 지난해 말 베트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베트남 식품 대기업인 마산(Masan)그룹에 11억 달러(약 1조 2875억원)를 투자했다.

또 베트남 최대 유제품업체 베트남데일리프로덕츠(비나밀크)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유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이들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역시 소비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유로 모니터는 아세안의 소매 시장이 오는 2020년에 지난해 대비 1.2배 가까운 5883억 달러(약 653조13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역내 기업들은 일본,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인프라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민간병원업체인 릿포 그룹은 최근 미얀마에서 첨단 의료 정비에 나섰다. 릿포 측은 10년 안에 미얀마에 병원 20곳을 개설하고 고급 의료기기도 도입하기로 했다.

베트남 최대 이동통신업체 베트텔은 미얀마 내 통신 인프라 정비에 8억 달러(약 8875억2000만원)를 투자했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아세안 각국에 1조 달러(약 1109조4000억원)의 인프라 수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은주 기자 ejcho@